나의 기록

오 하느님 - 조정래 본문

나의 책

오 하느님 - 조정래

바람속 2021. 1. 2. 15:09

 책은 노몬한 사건부터 시작한다. 

 만주를 장악한 일본 관동군은 1939년 5월 11일 노몬한의 할하강을 몽골군 기병 80명이 넘어오자 불법월경으로 간주하여 공격한다. 이에 배후의 소련 주코프 사령관이 지휘하는 57군이 참전하여 그 해 9월 15일 전투가 마감될 때까지 전차와 전투기가 가세한 최초의 지상과 공중 입체전이 진행된다.

 일본은 이 전투에서 괴멸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이를 축소, 은폐한다.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이 되어 노몬한 전투에 동원된 신길만은 최후의 동반 자살 상황에서 상대인 미시마를 죽이고 소련군의 포로가 된다.

 이후 소련군에 편입된 그는 신 미하일로 이름이 바뀌고, 소련을 침공한 독일군에 맞서서 모스크바 사수를 위한 제도프스크 전선에 투입된다.

 격렬한 전투끝에 신길만은 다시 독일군의 포로가 되고, 철도공사에 투입되어 중노동에 동원된다. 신길만이 있게된 수용소의 상황은 너무 처참하다.

 전황이 불리해진 독일은 다시 신길만 등의 조선인 포로들을 독일군에 편입시켜서 타지키스탄 부대원이 된다. 이후 신길만 일행은 동방대대 795부대로 편성되어 노르망디에 배치되어 해안 장애물 설치를 하게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시작되면서 다시 미군 포로가 된 신길만은 머나먼 미국으로 후송되어 수용소에 있게 된다.

 고국으로 보내달라는 애원과 혈서에도 불구하고 신길만은 포로교환으로 다시 소련에 보내진다. 이십여 일 간의 항해를 거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느 야산 자락의 집단 학살이었다.

 이 소설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원작자이자 전쟁 사학자인 스티븐 앰브로스의 책 'D-Day'에서 언급한 노르망디 조선인 이야기와 한 장의 사진에서 유래한 작품이다.

 읽는 내내 슬픔과 고통이 함께 했었다.

 전쟁속에서 나라를 잃은 한 남자가 겪어야했던 비극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자를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좀더 대작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