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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투르게네프

바람속 2020. 12. 27. 03:28

 세 명의 남자, 집 주인과 세르게이 니콜라예비치, 블라지미르 페트로비치 등은 첫사랑의 얘기를 하기로 되어있다.

 세르게이는 두 번째 사랑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여섯 살 때 부모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느꼈단다. 무슨 소린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집 주인은 지금의 아내가 유일한 사랑으로, 양가 부모 사이에서 혼담이 나오자 사랑하게 되어 지체없이 결혼했다는 것이다.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한 사람, 블라지미르 페트로비치는 이 주일 후에 수첩에 자신의 첫사랑을 적어온다.

 1833년 여름, 모스크바의 별장에서 부모님과 지내던 그는 열여섯이었다. 블라지미르의 첫사랑 상대는 이웃에 살던 가난한 공작 부인의 딸인 지나로 스물한살이다.

 그녀를 따라다니는 다섯 사람 - 말레프스키 백작, 의사 루쉰, 시인 마이다노프, 예비역 대위 니르마츠키, 경기병 벨로브조로프 -에 이어 그녀의 추종자로 사랑하게 된다.

그녀는 타고난 미모와 젊음, 재치있는 말과 위엄 있는 행동을 뭇 남성들을 지배한다. 블라지미르역시 속절없이 그녀에게 그의 순수한 첫사랑을 바친다.

 그러나 지나이다는 그를 때로는 동생으로, 친구로서 대하며 관리할 뿐이다.

 사랑을 증명하기위해 4미터 담장위에서 떨어지는 무모함에 이어 나이프를 들고 깜깜한 정원에서 연적을 기다리는 그에게 지나이다의 상대는 바로 그의 아버지로 밝혀진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에 대한 존경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블라지미르는 지나이다가 아버지의 매를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쾌감이 되는 것임을, 이것이 열정임을 알게 된다.

 의사 루쉰의 평가처럼 블라지미르는 연정에 몸을 내맡기지 않고 용케 빠져나오게 된다.

 저자 투르게네프의 자전적 소설인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탁월한 심리 및 성격묘사로 사랑의 속성과 그 본질을 밝혀내고 있다.

 저자가 평생에 걸쳐 프랑스 여가수 폴리나 비아르도를 짝사랑하면서 독신으로 일생을 마감한 것에 대한 그의 이유가 담겨있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의 주인공은 두 달 후에 대학에 입학하고 그 후 반년이 지나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사망한다. '내 아들아, 여자의 사랑을 두려워해라, 그 행복, 그 독을 두려워해라'라는 편지를 남긴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지나이다에게 어머니를 통하여 많은 돈을 보내도록 하여, 사후에도 그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블라지미르와 그의 아버지 간의 모습은 영원히 부자간의 아이러니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