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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4 - 한비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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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4 - 한비야

바람속 2021. 11. 21. 02:33

 한비야의 만 6년간의 세계일주 여행기 마지막 권이다.

 이 책의 4차 여행은 1998년 5월 인천항에 도착하면서 끝이 나는데, 1997년9월에 시작하여 아홉달, 티베트, 몽골,중국을 여행한 이야기다.

 책은 '용감한 전사의 나라'라는 뜻의 몽골부터 시작한다. 중국과 몽골의 국경도시 얼리엔을 기차로 넘어 들어간다.

 안녕하세요 라는 한국말에 우리말로 인사를 받는 서른 한살의 몽골 아줌마 이가를 만난 한비야는 그녀의 언니 직장 동료 친정어머니 일흔 한살의 치멧할머니 시골 천막집에서 살게 된다. 남편을 사별하고 지내던 그 집의 며느리가 가출하자 비야는 그곳에서 나흘간 살림을 맡아한다. 한비야의 여행은 늘 이렇게 모르는 사람들과 새로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고비사막을 낙타로 여행한다. 이것은 나의 로망인데 그녀에겐 너무 쉽다.

 몽골이 불교의 나라라는 점은 놀랍다. 1507년 칭 칸 군대들이 티베트를 침공했을 때 그때 군대를 이끌었던 몽골 장군이 티베트 사람들의 불심에 감화되어 전쟁을 하다 말고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된다. 그들이 철수하면서 데리고 온 스님들에 의해 몽골은 불교를 국교로 삼게 되었으며, 한때는 남자 인구 중 3분의 1이 스님일 정도로 신심 깊은 불교국이 되었다고 한다. 구소련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극심한 종교 탄압은 물론 스님에 대한 대학살까지 자행되었다고 한다. 시간상으론 몽골이 마지막 여행지다.

 중국은 실크로드를 포함하여 운남성, 감숙성, 사천성, 연변 등 소수민족들이 사는 변방지역만을 골라서 다닌다. 위구르족, 티베트족, 회족, 다이족, 나시족, 바이족, 조선족 등 한비야가 직접 민박을 하며 이들 사람들과 나눈 따뜻한 교류가 절절하다.

 3,077미터 높이의 어메이산(娥眉山), 중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으로 중국인들이 주저하지 않고 꼽는 구이린(桂林)과 리지앙이 흐르는 양수오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나도 설레게 한다.

 리지앙에서 고박 이틀 거리에 있는 루구호 호숫가에 사는 여인천국의 모소족 마을은 모계사회 그 자체로 흥미는 물론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 같다.

 이어 해발 5,300미터 고지를 달리는 버스를 이용하여 간 티베트, 티베트에서 두 가지는 기억하고 싶다.

 첫째는 야크로 티베트 사람들은 야크를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한단다. 야크 털로 옷을 만들고, 텐트를 만들고, 야크 가죽으로는 배가지 만들며, 야크 젖으로 버터를 만들어 그대로 먹기도 하고, 차를 만들어 마시거나 양초를 만들어 어둠을 밝힌다. 물론 고기는 중요한 주식이 되고, 똥은 그대로는 집을 짓는 데 사용하고 말려서는 연료로 쓴다. 야크는 티베트 같은 고산지대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짐을 나르고 사람을 태우는 유일한 동물이기도 하다. 티베트 사람들은 야크에게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얻는다.

 두번째는 조장(鳥葬)이다. 죽은 자의 시신을 독수리의 먹이로 주는 것이다. 화장할 나무도 없고, 땅이 얼어 매장도 할 수 없는 티베트의 자연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장례법이라 저자는 설명한다.

 1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독립국 티베트는 1950년 중국의 침략으로 식민지가 되었지만, 그들이 다시 자주독립할 것임을 믿고 기원한다.

 책의 마지막은 두만강 가의 투먼에서 북한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부르는 것으로 끝난다.

 저자의 아버지 고향은 함경남도 정평으로 가족사진 한 장 없이 월남했다.

 책을 덮으면서 저자의 이 책 네 권을 손 닿는 가까운 곳에 둘 것을 다짐한다. 그래야 한 곳이라도 더 갈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