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조너선 사프란 포어 본문
이 책은 할아버지와 손자 두 사람이 겪은 끔찍한 사건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할아버지가 겪은 일은 드레스덴 폭격이다.
세계2차 대전 당시 독일의 항복을 14주 앞둔 1945년 2월 14일, 연합군 측은 800대의 폭격기를 동원 '엘베가의 피렌체'로 불리운,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인 드레스덴에 고성능 폭약과 소이탄을 혼합한 공격을 퍼부었다.
명백히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이 공습으로 대화재를 일으키며 2만 여명이 사망하고, 도시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손자 오스카의 할아버지는 드레스덴 폭격에서 임신한 첫 사랑 애나를 잃는다. 애나의 동생은 7년이 흘러 죽은 언니의 연인을 미국에서 만나고, 두 사람은 아이를 갖지않는 조건으로 결혼을 한다. 자꾸만 무(無)의 공간을 확대해 가고, 언어를 상실해가던 두 사람, 여자가 아이를 갖자 남자는 떠나버린다.
홀로 아들을 낳고 키우던 여인, 그 아들 토마스는 자라서 결혼하여 오스카를 낳지만 2001년 9.11 테러때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있다가 희생된다.
학교에 가자마자 집으로 돌려보내진 오스카는 아버지가 남긴 5개의 전화 메시지를 듣고, 마지막에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한다. 오스카는 아버지가 남긴 전화메시지를 아무도 모르게 숨겨둔다. 장례가 치뤄지고 시신이 없는 빈 관이 매장된다.
일년이 지나고 아홉살의 오스카는 아버지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며, 전화 메세지에 남겨진 아버지의 음성과 아버지와의 추억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무수한 공상의 바다 속에서 지내던 오스카는 아버지의 벽장에 있던 긴 파란색의 꽃병속에서 정체불명의 열쇠를 찾아내고, 열쇠가 들어있던 봉투에 쓰여진 블랙을 단서로 뉴욕에 사는 모든 블랙을 찾아나선다.
뉴욕에는 블랙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472명이고 , 몇 명은 당연히 함께 살고 있으니까 주소는 216개가 된다.
책은 열쇠의 비밀을 풀기위해 삼년간의 계획으로 주말마다 블랙을 찾아나서는 오스카의 여정과 그의 생각, 오스카 할아버지의 삶이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40년만에 돌아와 건너편 할머니 집에 세입자로 지내던 할아버지와 만난 오스카, 열쇠의 용도를 찾아서 떠난 그의 모험과 함께 죽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오스카는 그 세입자가 할아버지인줄 모른다. 세입자는 말을 할 수 없다.
둘은 묘지에서 빈 관을 꺼내고 할아버지는 아들의 관에 지난 세월 동안 한번도 보지못한 아들에게 내내 써온 편지를 관속에 넣는다. 그 편지들은 여행가방 하나에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오스카와 할아버지는 스스로의 고통을 치료한다.
8개월 여간 오스카가 만났던 많은 블랙 중에 두 사람은 여기에 적어 두고 싶다.
종군기자로 아내를 잃은 후 집안에서만 살아가는 할아버지, 그는 그가 만났거나 읽은 책, 들은 뉴스 들에 나온 사람들에 대한 수 만장의 카드를 갖고있다. 오스카의 요청으로 보청기를 켜고 세상에 나온 그는 죽음을 맞는다. 오스카는 자신의 이름이 있는 카드를 찾는다. 오스카 셸=아들.
자신의 거실을 남편의 박물관으로 꾸며놓은 여인, 남편의 어릴적 사진, 첫 신발부터 어머니 장례식 때 맸던 넥타이까지 모아 두었다. 오스카에게 그녀는 일년만에 찾아온 첫 방문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타난 그녀의 남편은 자신의 박물관을 보여주려고 한다. 지금까지 본 것은 아내의 박물관이고 그의 박물관은 다른 방에 있단다.
책은 많은 사진과 댜양한 타이포그래피들이 들어있다. 책 마지막에 세계무역센터에서 추락하는 남자의 사진이 거꾸로 올라가는 모습으로 15페이지로 담겨있다. 마지막 사진엔 아무도 없다.
열쇠를 갖고서 블랙을 찾아나서는 오스카의 여정을 알면서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며 도움을 주던 오스카의 어머니가 나에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인물이었다.
오스카가 찾던 열쇠는 이년 전 아버지의 병사 이후 모든 유품을 직접 팔아버린 한 남자가 찾고 있었다. 그 열쇠는 아버지가 남긴 대여금고의 열쇠였다. 두 달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그의 아버지는 그간 알았던 모든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 물론 그의 아들에게도, 그러나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안았던 그는 그 편지를 한참 후에야 읽게되고 아버지가 남긴 대여금고의 열쇠가 자신이 팔아버린 꽃병속에 있음을 알게된다. 그 꽃병은 오스카의 아버지 토마스가 아내의 생일인 9월 14일에 선물하려고 산것이었으나 전달되지 못했다. 그 남자는 2년간 이 열쇠를 찾아 다녔다.
오스카는 그 남자에게 여섯번째 아버지의 전화가 오고, '너 거기 있니'소리가 11번이 계속 되도 받지못했음을 고백한다.
오스카는 이 남자를 7개월 28일 전에 만났지만 그때는 그의 아내가 이 사실을 숨겼었다. 그때 둘의 관계가 좋지못했고 이후 이혼한다.
사람들은 이런 저런 잘못을 저지르고 결점 투성이지만 그래도 늘 사랑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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