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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바람속 2023. 3. 14. 14:42

  25년전까지 수십명의 사람을 죽였던 연쇄 살인자 일흔살의 김병수는 알츠하이머에 걸려서 점차 기억이 사라져간다.

 16살, 술만 마시면 어머니와 동생 영숙이를 두들겨 패는 45세의 아버지를 베개로 눌러 죽인 것이 살인의 시작이었다. 그러는 동안 어머니는 아버지의 몸을, 영숙이는 다리를 누르고 있었다.

 이후 45세까지 수의사가 된 병수는 살인을 이어나가고 자신의 집 뒤꼍의 대나무 숲에 시체를 묻었다.

 마지막 살인의 제물은 그가 다니던 문화센터에서 사무를 보던 은희 엄마. 그녀를 땅에 묻고 돌아오던 길에 차가 나무를 들이받고 전복되면서, 두 번의 뇌수술을 받는다. 그리고 마음에 찾아온 정적과 평온속에 그는 살인을 은퇴한다.

 그러나, 25년 후 그가 살던 지역에 연쇄살인이 발생하면서 세 명의 20대 여인이 희생된다.

 삼거리에서 정차되어있던 사냥용 개조 지프차와 추돌사고를 일으킨 병수, 그는 직감적으로 그 차의 주인 박주태가 연쇄살인법임을 확신한다. 이후 박주태는 병수의 주위에 자주 나타나고, 함께 살던 28세의 은희와 결혼하겠다며 인사까지 온다. 은희는 마지막 희생자의 딸로 당시 세쌀이었다.

 자꾸만 사라져가는 기억과 망각속에서 김병수는 박주태로부터 은희를 지키기위하여 최후의 살인을 준비한다. 

 며칠째 은희가 집에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병수는 기억엔 없지만 자신의 상태를 보고 간 밤에 박주태를 살해했다고 여긴다. 그리고 누렁이가 며칠째 병수네 마당을 파헤치더니 여자의 손을 물고 다닌다. 그는 박주태가 살아서 여자의 손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은희의 살해를 경찰에 신고한 병수, 그러나 은희는 요양보호사였으며 박주태는 형사다. 은희는 실종되었다.

 지금까지 작가는 병수의 치매를 이용하여, 모든 것을 병수의 상상 또는 섬망으로 농락해온 것이다.

 병수의 모든 살인이 밝혀지고 심지어 세 살의 은희도 아버지와 같이 둔기로 살해되었음이 밝혀진다.

 이후 병수는우주의 먼지, 아니 그것조차 사라져간다.

 연쇄살인의 중지도 시작도 모두 뇌와 관련된 현상으로 설명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달갑지만은 않다.

 인간의 정신은 결국 인간의 육신에 특히, 뇌에 종속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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