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미국 대원수 - 명원

 대체 역사소설로는 개인적으로 최고로 꼽고 싶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웹소설 사이트 문피아에서 2020년 6월 29일부터 연재되기 시작하여, 2022년 7월 13일 총 546회로 본편이 완결되었으며, 이후 2022년 11월 29일까지 외전이 시작되어 34화로 완결되었다. 전체 총 580화의 대작이다.

 군생활 7년째,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채 중대장으로 근무하던 나는 레토나에 치일 아이를 구하고 불귀의 객이 되어야 하지만, 아뿔사 그만 백여 년 전의 과거, 1893년생 김유진이 되어 샌프란시스코에 등장한다.

 그의 아버지 김상준은 조선 개화를 위해 신식 학문을 익혀보겠노라 집안의 전답을 모조리 팔아치워 샌프란시스코행 여객선 3등칸에 몸을 실었고, 어머니는 여자의 몸으로 무수한 역경과 시련 끝에 선교사의 눈에 띄어 낳선 나라 미국에 온다. 두 사람은 미국 땅에서 부부가 되었고, 그 결과 태어난 김유진, 그는 대여섯 살 무렵부터 전생을 자각했고 그때부터 죽어라 노력, 또 노력했다.

 그로부터 김유진은 100년의 세월을 넘어, 30년 뒤의 태평앵 전쟁을 마음에 새기며 다시 군인이 되기로 한다.

 미국의 한인사회의 이승만을 거쳐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의 추천서를 받아 1911년 웨스트포인트의 최초 아시아계 생도가 된다. 그의 동기생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오마르 브래들리, 제임스 밴 플리트. 서서히 책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확장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실제 역사와 부합되며, 결코 어색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유머스럽고 통통 튀는 듯한 문체속에, 혼란스러울 정도의 빠른 속도감으로 진행되는 전개에 넋을 놓다보면 언제 시간이 가는지 가늠하지 힘들 정도다.

 미국 대원수가 되어 세계대전을 총지휘하고 세계를 설계해 나가며, 자신의 동생들을 대리인으로 하여 거대한 부를 쌓아가는 과정이 기본 스토리다.

 20세기의 역사적 사건과 역사적 인물들은 거의 다 빠짐없이 등장한 듯 하다. 김유진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부터 새롭고 통쾌한 한민족사와 세계사가 펼쳐지면서 박진감과 통쾌함이 가득 찬다.

 시간을 보내는 데는 이렇게 짜릿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 드는 허무함과는 내내 싸워야 했던 시간이다.

 작가의 열정에 경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