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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 김주영

바람속 2013. 1. 24. 00:40

 꼭 읽어야 되겠다고 생각을 오래 해온 책을 마치 묵은 숙제하듯 읽었다. 마지막은 다시 되풀이해 읽고도 이해가 쉽지않다.

 바람을 피고 집을 떠난 아버지를 6년째 기다리는 어머니와 13살의 세영이는 어느 눈오는 아침 몰래 숨어둔 삼례를 부엌에서 찾고 함께 지내게 됐다. 몽유병과 도벽을 가진 삼례는 어머니와 세영에게 전혀 다른 자유로운 삶을 보여주다 떠나고, 다시 읍내 술집의 작부로 돌아온다.

 삼례를 만나러 다니는 세영이, 그리고 어머니는 그녀를 다시 보내며, 거금을 그에게 준다. 그 거금은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는 돈으로 쓰인다. 즉, 아버지와 바람난 여인의 남편에게 외삼촌을 거쳐 건네진 것이다.

 아버진 외지에서 또 다른 아들까지 낳아 다시 집에 맡긴다. 아버지가 돌아오기전 모든 준비를 다한 어머니는 새벽에 삼례를 찾아 떠나고만다.

 뒤의 반전은 너무 갑작스럽고 아무런 예고도 없어 인지하기가 힘들다.

 많은 해석이 있지만 이 책은 세영의 시선으로 기술되어 있다. 세상의 비밀을 다 알고 있는 듯한 세영의 시선 역시 작가는 마지막에 그가 사팔뜨기라는 것을 돌아온 아버지의 이름으로 잔인하게 폭로해버린다.

 삼례가 들어온 날 사라진 홍어는 누렁이에게 잡아먹힌 수탉처럼 영원한 세영의 비밀로 남고, 누렁이만이 유일한 세영의 친구로 남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