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그후에 - 기욤 뮈소 본문

나의 책

그후에 - 기욤 뮈소

바람속 2023. 7. 14. 14:12

 내가 누군가의 죽음을 알 수 있는 메신저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메신저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한다. 그 사람에게 죽음이 찾아왔을 때 곁을 지켜주기 위하여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에 다시 돌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다.

 이탈리아 출신 가정부인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네이션, 그의 어머니는 보스턴 출신 엘리트 변호사 제프리 웩슬러에 고용되어 뉴욕의 산레모 아파트를 관리하게 된다. 그 아파트는 제프리 웩슬러가 사업차 뉴욕에 올 때마다 잠깐씩 묵어가던 곳이었다. 센트럴 웨스트가 145번지의 이 아파트는 그 주소만으로도 맨해튼에서 고급 주거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말로리의 어머니는 곧 낸티컷 섬의 웩슬러가 별장관리까지 맡게 되며 그런 사연으로 네이선은 엄마를 따라 여름마다 낸티컷 섬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1972년 그곳에서 제프리 웩슬러의 딸 말로리를 여덟 살 때 처음 만나게 되고 물에 빠진 그녀를 구하고서 임사 사망상태에 빠졌다가 회복된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끼고 결국 결혼에 이른다. 그러나 웩슬러 부부는 네이션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가 컬럼비아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뒤에도, 최고의 로펌에 취직하고 나서도 그들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 네이션은 언제나 가정부의 아들일 뿐이며, 딸과 소원해지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결혼을 받아들인 것뿐이다.

 성인이 된 네이션은 성공을 통한 신분 상승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게 되고, 생후 3개월째 둘째인 아들 션의 죽음을 겪으면서 결국 말로리와 이혼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스태튼 아일랜드 종합병원의 호스피스병동 총괄 책임자인 의사 가렛 굿리치 박사가 찾아온다.

 책은 이후 굿리치 박사의 인도 속에 네이션 자신이 그를 이어서 죽음의 메신저임을 알아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네이션은 장인인 제프리 웩슬러가 자신의 어머니를 진주 팔찌의 도둑으로 몰아서 해고했던 일의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다. 또한 자신이 장인과 상대방이 되어 맞붙었던 소송의 내막도 일게 된다. 이 소송을 통해 네이션은 장인의 뉴욕 산레모 아파트를 차지하게 된다.

 굿리치 박사와의 만남이 바로 자신의 죽음을 알려주러 온 것이라고 오해한 네이션은 딸 보니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노력하며, 처가와 극적인 화해도 이룬다. 당연히 아내 말로리와도 다시 결합한다.

 그리고 8살 때 말로리를 구하고서 임사 상태의 기억을 되살린 네이션은 자신이 메신저임을 알게 되며, 말로리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발견하는 것으로 책은 끝난다.

 책에선 이 물음이 반복된다. '과연 우리가 나중에 다 가는 곳이 존재할까?'

 기욤 뮈소를 세계적 작가로 탄생시킨 작품이라지만, 내겐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더 강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