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바다의 숲 - 크레이그 포스터, 로스 프릴링크 본문

나의 책

바다의 숲 - 크레이그 포스터, 로스 프릴링크

바람속 2025. 5. 9. 23:55

 로스 프릴링크는 거의 평생동안 서퍼와 프리다이버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해안을 탐구해왔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기획 편집자로 일했으며, 이후 줄곧 작가로서 바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 다른 저자 크레이그 포스터는 어린 시절에 아프리카 남단,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목제 방갈로에서 살았으며, 아주 어린 나이에 잠수를 배웠고, 얼마지나지 않아 자신이 '황금 숲'이라고 이를 붙인 켈프 숲에 푹 빠지게 되었다.  

크레이그의 집에서 멀지 않은 바다 근처에서 자랐고 같은 켈프 숲에서 잠수를 자주 했었던 로스는 30대 후반에 처음 크레이그를 만났으며 그의 권유로 맨몸의 프리다이빙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자유롭게 잠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 크레이그의 열정에 감염되어 로스는 흔들리는 임관사이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여행에 함께 나서게 된다.

 로스는 이곳 그레이트아프리칸시포리스트에서 크레이그의 격려속에 바다속 '추적'을 배우고 인간과 자연의 비밀을 탐구하고 바다 생물과의 조우를 통해 경이와 자유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추적'은 크레이그가 칼라하리 사막에서 산족 스승들에게 배운 동물 추적법을 수중에 적용시킨 것으로 숲의 생물학적 마음이 작용하는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크레이그는 어린 시절에 남아프리카의 암면 미술에서 야성과 맞닥뜨렸으며,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그 야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실을 보게 된다. 암면 미술 작품을 촬영하고, 얼마 남지 않은 추적과 야생 자연의 스승들(칼라하리 사막의 산족 부시먼)을 연구하는라 10년을 보낸 후, 그들을 통해 '추적'이 이 야생 왕국을 여는 열쇠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이 놀라운 사람들과 연결되는 실을 만들었고 그들은 말로 표현하지 않은 도전과제를 던진다. 그것은 바로 그를 자연의 교향곡으로 다시 데려다 줄 노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는 다큐멘터리 촬영일을 그만두고 어린 시절의 해변으로 돌아온다. 일 년 365일 내내 잠수복 없이 잠수를 하기로 야생 자연과 약속을 하고 이를 진행한다. 외롭고 힘든 길을 지나서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추위에 약했던 면역계를 복구하고, 마음을 점점 더 또렷하게 한다. 몇 년 동난 혼자서 잠수를 하다 로스 프릴링크를 만났고 두 사람은 함게 잠수를 할 때마다 깊은 마법이 펼쳐지는 것 같았고 부서진 두 영혼이 불가사의하게 합쳐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야생 바다를 통해서 또 하나의 실이 생겨난다.

 책은 켈프 숲을 주 무대로 그곳에 사는 바다 생물들 즉, 문어, 큰학치, 헬멧고동, 성게, 갑오징어, 수달, 파자마상어 등과의 상호작용과 그들의 놀라운 삶이 사진과 글을 통해서 즉시적으로 보여진다.

 특히 문어의 모습은 놀랍고 신비롭다. 책의  부제가 '나의 문어 선생님과 함께한 야생의 세계'이다.  

 여기에 로스 프릴링크가 어릴 적 가족을 떠났던 그의 아버지와의 재회와 이어진 이별, 그리고 다시 자신을 되찾는 모습이 가슴아프다. 책 끝 부분 377쪽의 아버지의 권유로 만들기 시작했었던 카약 사진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로스가 아들 조지프가 뱀에서 느끼는 무서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과정은 감격적이다. 조지프는 정상 출산일보다 석달 일찍 태어났으며 출생 체중이 겨우 900그램에 불과했고 신생아 중환자실 병동에서 두 달을 보냈다. 로스는 자바의 서핑여행에서 아홉살 조지프가 뎅기열에 걸렸고 이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렸었다.

 339쪽 혹등고래의 귀뼈 사진이 있다. 저자는 우리가 고래 귀뼈를 통해 전달된 소리 중 일부를 듣거나 알 수 있다면 , 그것은 신의 목소리를 듣는 거나 다름없다고 단언한다. 저자의 개인적인 신비체험도 흥미롭다.

 비록 나이가 많아졌지만 바다 속을 느껴보고 싶다.

 이 책의 저자들이 제작하고 감독한 다큐멘터리를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