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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 카슨 매컬러스

바람속 2014. 3. 9. 05:56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여류 작가인 카슨 매커럴스는 이 작품을 23살의 나이에 완성했다. 시계수리공인 아버지와 보석상에서 일하는 어머니가 부모였다니 이 책의 주인공 중 하나인 소녀 믹은 작가의 분신인것이 분명하나 보다.

 내가 이 책을 고른 건 제목 자체가 주는 묘한 끌림때문이었다. 책을 덮고나서야 이 작품이 영화화되어 꽤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영화를 본 기억은 없지만 아마 봤을 듯 싶고 망각의 장소에 보관했을 듯 싶다.

 벙어리이자 보석 세공사인 벙어리 싱어를 중심으로 그와 관련이 있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는 담담히 수채화처럼 풀어나간다.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화려하지도 성공적이지도 않는다.

 음악을 꿈꾸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려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딛친 믹은 가게의 점원으로 일한다. 그녀의 어린 동생인 조지가 권총을 갖고 놀다 한 아이를 부상시키면서 가출한다. 그로 인해 가정이 어려워지고 온 가족이 합심해 이겨내려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싱어는 자신의 룸메이트이자 유일한 친구가 정신이상으로 병원에 수용되자 싱어의 집에 하숙생으로 온다. 그는 '뉴욕카페'에서 식사하면서 여러 사람이 원하는 존재가 되어주는데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말을 열심히 들어주지만 자신은 말을 못한 다는 점인 것이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공격하고 '진실'을 알리려는 블라운트는, 말로만 계속해서 자신의 '진실'을 말하지만 결국 패싸움에 끼어들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 그의 아들로 대변되는 당시 흑인의 상황은 거의 절망적이다.

 흑인 의사로서 흑인들의 권리를 보장받고자 하는 코펠랜드는 가족들과 고립되어 열성적으로 흑인들을 지도하지만 별 성과를 내지못하고,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뉴욕카페'의 주인인 비프 브랜넌은 아내를 잃고 혼자 살면서 제3의 관찰자로서 또는 후원자로서 자신의 손님들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자신은 언제나 외롭다.

 싱어는 병원에 간 파트너를 그리워하고 면회를 가서 그와 지내는 것을 자신의 삶에 가장 우선하지만 실제로 그의 파트너는 이기적이고 무례하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은 아니다.

 파트너의 죽음을 알게 된 후 싱어는 권총으로 자살한다.

 소설은 싱어의 죽음후 1개월 뒤 다른 사람으로 생활을 나열하는 것으로 끝난다.

 제목처럼 모두들 외롭지만 그래도 끝까지 무언가를 사냥하는 사람들의 실패와 그 다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스물셋의 나이에 인생을 수없이 되풀이 해서 산 사람처럼 작가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내 인생도 마음도 결국 외로운 사냥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