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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 - 이희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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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 - 이희진

바람속 2014. 4. 20. 17:10

 일제에 의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사대성과 정체성으로 귀결시켜버린 식민사학에 대하여 저자는 거의 원색적인 용어로 비난을 퍼붓는다.

 3장의 제목인 깡패논리로 심어지는 식민사학처럼 저자는 우리나라 고대사 학계의 기득권에 대하여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학술지 등급제를 필두로 학계의 폐쇄성과 표절, 재탕, 그리고 주로 일본 역사연구의 베기기 까지 저자의 비판은 성역이 없다. 당연히 이를 비호하거나 묵인하고 함께 야합하는 관료조직도 예외는 없다.

 2장에선 실제 고대 한, 일관계에서 특히 4세기의 백제를 무기력한 상태로 만들어 버린 것이 한일역사공동위원회의 '한일역사공동연구서보고서'에 명문화 되어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한일역사공동위원회는 2001년 10월 한일 양국 정상회담의 합의를 통해 역사문제의 공동연구를 위해 발족한 것이다. 당시 우라나라는 고 김대중 대통령,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였다. 고이즈미는 총리 취임후 공식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으며, 우리나라의 강한 반발끝에 8월에 일본의 전쟁책임을 인정했으며, 이후 방한하여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의 연구를 통해 역사인식을 확립하고자 이러한 합의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이런 황당한 것이었고, 그 근거라는 것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어처구니가 없다.

 한반도의 고대국가는 발전이 늦었고, 그 원인잉 중국이나 일본지역에 자리잡은 세력의 영향이라는 견지아래 진행되어온 식민사학의 기본 줄거리는 한국 고대사의 초기 기록을 불확실한 것으로 물아가고, 삼국사기의 기록들을 왜곡해온 것이다.

 특히 신라와 가야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을 입증하기위한 '식민'사학자들의 논리는 치졸하기까지 하다.

 일본에 대한 신라의 저자세 외교부분은 나에게 많은 사고의 전환을 하게 한 부분이다. 일본측 사료의 왜곡과 과장은 당연하다쳐도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황룡사 구층탑, 문무왕의 수증릉 , 만파식적의 또 다른 해석과 시각은 알게 모르게 나역시 식민사학의 피해자이자 일종의 세뇌가 되었을 수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뒤돌아보게 되었다.

 저장의 기존 사학계에 거친 반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전체적인 책의 분위기가 조금만 더 냉철하고 차분했으면, 어떤 면애선 다소 유머러했으면 더 쉽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