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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더, 추악한 미국인들 - 벤 메즈리치

바람속 2014. 8. 3. 15:58

 많은 기대를 갖고 접한 작품이지만 내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헤지펀드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100명 미만의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모아 국제증권시장이나 외환시장 등에 투자하여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하는 하는 개인투자신탁을 말한다. 투기성이 강하며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등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도 적극 투자를 한다. 이들의 규모가 워낙 대형이라 국제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책에 나오는 닉 리슨은 233년 전통의 영국 대형은행인 베어링은행의 싱가포르 지점 수석 트레이더로 일본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했다가 14억달러를 날린 후 손실을 은폐하려했으며, 결국 1995년 베어링을 파산으로 몰고 갔다.

 파생상품을 이용한 거래는 입도선매(아직 논에서 자라고 있는 벼를 미리 거래함)처럼 현재 시점에서 약정된 가격으로 차후에 현물을 주고받기로 하는 거래방식이 기본 구조이기 때문에 엄청난 이익과 함께 그에따른 고위험이 존재할 수 밖에없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헤지펀드의 운용과 그 결과를 다루기보다는 프린스턴대학의 미식축구 선수 출신 존 말콤의 트레이더로서의 좌절과 성공에 그의 일본인 애인 사요와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말콤은 천재적인 트레이더 카르네이에게 발탁되어 일본을 무대로 그의 트레이더 인생을 펼쳐나간다. 그의 마지막 승부수가 일본의 주식시장에 십여개의 거대 하이테크회사가 편입되고, 대신 열다섯개의 공룡기업이 제거되는 예측과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소 빈약해 보인다. 아마 나의 얕은 금융지식에 기반한 판단일지도 모를 일이다.

 트레이더의 숨가쁜 삶의 편린을 알아볼 수 있는 소설로 만족해야 할 듯 하다. 일본의 저급한 문화와 야쿠자와 깊이 관련된 일본 경제의 실상도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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