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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속 2014. 11. 3. 16:43

 '잠'은 이렇게 시작한다. 잠을 못 잔 지 십칠 일째다.

 치과의사인 남편과 초등학생인 딸을 둔 건실한 가정주부인 화자인 곧 서른이 된다. 그녀는 도자기 주전자를 든 노인이 자신의 발에 물을 뿌리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녀는 잠들지 못한다.

 불안해하던 그녀는 잠을 못자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의 의식이 깨어있음을 알게되고 홀로 깨어있는 시간을 즐기기 시작한다.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브랜디를 마시고, 초콜릿을 먹는다. 그리고 한밤중의 드라이브를 즐긴다.

 잠들지않는 날이 계속되면서 여자는 자신의 삶과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객관화하여 관찰해나간다.

 마치 자신의 삶을 어딘선가 관찰해 나가는 듯 하다.

 책의 마지막은 드라이브를 나간 차안에서 두개의 그림자만 보이는 남자들이 자신의 차를 흔드는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끝난다.

 남성인 작가는 여자의 시선으로 글을 쓰는 것을 즐기는 듯 하다.

 이 책은 잠을 자지못하는 한 젊은 여자를 통해서 사회속의 어떤 자리로 남는 인간의 진정한 자기찻기의 여정을 그린 것 같다.

 그러나 그 여정의 끝은 여전히 두렵기만 한가보다.

 단편을 조금 넘는 분량이에 출판사의 기획으로 넣은 곳곳의 삽화가 이 책의 내용을 더 절감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