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카트 (2014) 본문
한참을 망설이다 본 영화다. 비정규직의 현실을 다룬 영화로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사실이 나를 멈칫거리게 했다.
카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지인에게 빌린 아들의 수학여행비를 동료의 아들 치료비로 건네는 장면이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선희씨는 아마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부유한 사람임에 틀림없기를 빌어본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 열심히 수당도 없는 잔업까지 도맡아 하는 선희를 포함해 마트의 계산원과 청소원은 해고통보를 받는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것밖에는 몰랐던 이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신의 직장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반찬값이나 벌려 나온 아줌마들이라는 사측의 인식에 맞서서 생존을 위해, 그리고 점점 자신의 존엄성을 찾기 시작한다.
사측의 회유와 방해, 그리고 거기에 법이라는 이름으로 동조하는 국가권력의 위력은 내가 이 국가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에 절망할 정도로 집요하고 무섭다.
이들의 투쟁에 무관심할 뿐 아니라 심지어 불편을 토로하는 소비자의 목소리에는 거의 말을 잃었다.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 다시 복귀한 조합원이 가세하여 함께 맞서는 부분만 제외한다면 거의 완벽에 가깝다.
이들의 고단한 삶 속에서 지키고자 하는 유일한 이유인 가족이 비록 가진 것은 적더라도 그 어떤 가족보다 더 큰 유대와 애정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빌어본다.
이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와 출연한 배우분들의 용기에 힘껏 성원을 보낸다.
영화의 모티브는 이랜드그룹 대형할인점 홈에버의 2007년 대량해고사태이다.
감독 : 부지영
출연 : 염정아, 문선희, 김영애, 김강우, 황정민, 천우희, 디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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