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나의 영화/2000년 이후 (494)
나의 기록
일본의 남경대학살이 얼마나 우리의 상상을 넘어섰는지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묘사된 부분은 실제 상황의 단편일 뿐이지만 그래도 어떤 영화 못지않게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유태인들이 2차 대전 중 당한 자신들의 학살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발하는 영화를 보면서, 어느새 유태인의 희생을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일종의 짐으로까지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 또는중국인 등이 일본제국주의로부터 당한 희생에 대해 말하면 이상하게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대개의 경우 부담스러워하고, 일부러 외면하려 하고 창피해하기까지 한다. 왜 그럴까? 그리고, 유태인이그들의 희생과 관련된 영화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명작이 되고 있는 데, 일본제국주의의 희생자들은 그러지 못하고..
이 영화를 보고난 후의 느낌은 섬찍 그 자체다. 마치 인간의, 특히 남자의 거스릴 수 없는 운명의 사슬을 목격한 것 같다. 살면서 부딧치는 많은 일들이 우연히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지만, 실제론 내가 의도한 일이였음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두려운 것은 없는 듯 하다. 결국 인간은 그 자신에게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박용우는 결국 또 다른 자아를 자아를 만들어 탈출하려 하지만, 그건 영화의 모습일 뿐이다. 아마 박용우는 다른 자신을 만드는 것 조차 의도한 것이였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진실된 모습이다. 욕망을 포장하는 사랑의 허구가 결국 인간의 본래 모습일지도 모른다.감독 : 진광교출연 : 박용우, 남궁민, 왕지혜평점 : ★★★☆
일본의 독특한 성문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 꽃과 뱀은 일본의 사드백작이라 불리는 SM소설가 단 오니로쿠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SM의 잔혹한 세계를 영화앵글속에서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유미주의적 손길로 그려낸다. 아마 이러한 가학의 성, 특히 본디지라는 것은 우리의 관념으론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 분명 잘 만든 고급 포르노임에 틀림없을 이 영화는 인간의 상상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욕망의 덩어리에 함께 굴러가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영화는 젊은 아내를 성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하는 미술가가, 젊은 천재 미술가를 조정하여 여인의 원초적 욕망과 자신의 관음증을 충족하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 블랙마켓이란 가공의 미술시장을 개입시켜 여성에 대한 가학적 성애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여성을 끝없이 학대하는 ..
김윤진의 연기는 90%의 사람을 울리게 하겠지만 나문희의 연기는 90%의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까? 남편과 그리고 남편과 바람피우는 제자를 죽인 죄로 사형수가 된 나문희,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그를 죽게 만든 김윤진, 자신을 강간한 의붓아버지를 죽인 이다희, 이들이 여자교도소 내에 합창단을 만들고 공연을 한다는 스토리다. 김윤진은 교도소내에서 애를 낳아 기른 후 입양을 보내고, 나문희는 최후에 사형집행이 되고, 이다희는 자신의 엄마와 화해한다. 이런 영화는 뭐랄까? 감독의 과잉, 연출의 부족, 시나리오의 미비 등 영화의 아쉬움이 다 합쳐진 그런 영화가 돼버렸다. 그렇지만 눈물샘을 자극하고픈 사람에겐 그냥 그 맞춤인 영화다. 실패한 영화의 교과서가 될 법하다.감독 : 강대규출연 : 김윤진, 나문희, 이..
아서 코난도일의 원작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들의 프레임만 가져와서 전혀 새롭게 만들어 냈다. 가히 추리와 모험영화의 완결판 같은 느낌이다. 정신없이 빠져들어 보는 만화같은 영화다. 이 영화를 보노라면 만화가 떠오른다. 홈즈와 왓슨은 이 영화의 양대 축이다. 원작에서 왓슨은 홈즈에 비해 한참 실력이 떨어지는 보통 인물로 그려지는 데, 여기선 거의 동급이다. 그리고 그들의 상대는영국을 지배하고 나아가 미국을 다시 식민지화하여 세계를 지배하려는블랙우드다. 덧붙여 스핑크스와 피라미드의 힘을 신봉하는 비밀결사체에다 모리아티교수와 그의 하수인이자 홈즈의 연인인 여악당까지 등장한다. 거기다가 왓슨의 약혼녀까지 초호화판이다. 거의 비쥬얼로는 최강이며 구성과 짜임새까지 빈틈이 없다.멋진 앳션과 계산된함정, 긴장, 클..
이 영화를 보고서 내린 결론은 "스토리도 액션도 없이"다. 아마 류승완 감독은 이 많은 등장인물들을 끌여들여 작업을 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였을 것 같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마치 한국 영화사에 존재한 모든 배우들을 다 등장시키려고 애쓴것 같다. 제작자가 강우석이니 가능했을 듯 하다. 그리고 밑도 끝도 없이 게속되는 액션의 잔치,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액션씬이 대단한 것처럼 계속 된다. 새로운 것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것이 없다. 정재영의 불사신 같은 모습, 그리고 너무 생뚱맞게 돈가방을 차지한 류승범은 감독의 동생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기로 하자. 이 정도 배우를 동원하고도 이정도 영화라면 죽써서 개준꼴이다. 감독 : 류승완 출연 : 전도연, 이혜영, 정재영, 신구, 류승범, 정두홍, 백일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