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암살자 - 마가렛 애트우드

 1939년 11월 생, 캐나다 오타와 출신의 마가렛 애트우드는 2000년에 출간한 이 작품과 2019년 작 '증언들'로 두 차례에 걸쳐 맨부커상을 수상했으며, 노벨상 수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80대 노인인 아이리스가 회고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할아버지 벤저민으로부터 선녀인 사브리나에 이르기까지 5대에 걸쳐 펼쳐진다.

 벤저민은 의류사업이 흥할 것이라 예측하고서 포트 타이콘드로가의 제분소를 사들여 단추공장을 세워서 큰돈을 벌게 되고 사업을 확장한다. 벤저민은 애들리아와 결혼 세 아들을 얻었다. 그의 장남 노벌은 1914년 릴리아나와 결혼, 두 딸 아이리스와 로라를 둔다. 1차 대전에 참전한 노벌, 전쟁은 그에게서 두 형제와 그의 눈 하나, 다리 하나를 앗아갔다. 이후 릴리아나는 무리한 임신과 난산 끝에 아이도 잃고 사망한다.

 이후 노벌의 사업은 서서히 쇠퇴하고 공장에 화재까지 발생한다. 당시 10대의 로라는 알렉스 토머스를 만나며, 노동운동을 하던 알렉스가 화재의 피의자로 되어 쫓기게 된다. 로라는 그를 숨겨주며, 이를 알게 된 아이리스도 이를 돕게 된다.

 이후 알렉스는 사라지고, 리처드 그라픈이라는 나이 많은 남자와 기울어가는 가세를 지탱하기 위하여 아이라스는 결혼을 하게 된다. 유럽에 신혼여행 가는 두 사람, 그동안 아버지 노벌이 사망하지만 리처드는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리처드와 그녀의 여동생 위니 프리드는 두 자매를 통제하고 이에 반발한 로라를 임신 망상으로 몰아서 요양병원에 수용시키기까지 한다.

 시간이 흘러 병원을 나온 로라를 리처드 몰래 만난 아이리스, 알렉스에 대한 로라의 사랑을 알게 된 아이리스는 2차 대전에

 참전한 알렉스가 사망했음을 알려준다. 또한 아이리스는 이전에 우연회 재회한 알렉스와 밀회를 가져왔으며 그의 아이를 출산했음을 밝힌다. 이에 충격을 받은 아이리스는 차를 타고 스스로 다리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한다.

 이후, 아이리스는 로라가 남긴 기록을 통해서 리처드가 그녀를 지속적으로 성폭행했으며 강제로 낙태까지 시켰음을 알게 된다. 이일로 아이리스는 리처드와 결별하고 로라의 유작인 소설 '눈먼 암살자'를 발간하여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이후 로라와 리처드간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정계의 거물이 된 리처드는 은퇴를 선언하고 자살한다.

 그러나 리처드의 여동생 위니프리드는 법을 이용, 아이리스의 딸 에이미를 빼앗아 가버린다. 제대로 양육받지 못한 에이미는 방탕한 생활 끝에 아버지도 불분명한 딸 사브리나를 남기고 죽는다.

 이후 위니프리드도 사망하고 아이리스도 83세로 사망한다.

 소설은 아이리스의 이야기와 더불어 로라가 쓴 것으로 발표된 '눈먼 암살자' 가 삽입되어 이어지며, '눈먼 암살자'속 남자가 밀회를 즐기는 유부녀에게 해주는 또 다른 이야기인 진짜 '눈먼 암살자'의 이야기인 자이크론 행성과 지노어 행성이야기에 아어아 행성의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눈먼 암살자'속 남자와 여자의 밀회는 알렉스와 아이리스의 각색된 이야기며, '눈먼 암살자'는 혀가 잘린 채 제물로 바쳐진 소녀를 암살하려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 눈먼 암살자가 함께 도주한다는 내용이다.

 소설은 이외에도 신문기사나 여러 자료들이 제시되어 있다.

 저자의 이 소설은 독자에 의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의도된 것처럼 보인다.

 역사에 소용돌이 휩쓸린 사람들과 함께 이들 속을 헤쳐나가려는 아이리스의 삶이 극적으로 대조된다.

 손녀 사브리나에게 자신을 남겨두고 그곳에 존재하고자 하는 아이리스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