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안개마을 (1982) 본문
한 마을 전체가 한 문중으로 이루어져 모두가 친척인 외딴 산골 동족촌이 있다.
이곳에 새로 부임온 여선생 수옥은 그곳에서 깨칠이라는 남자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우연히 이 마을에 들어와 아이들에게까지 천치라는 놀림을 받으며 지내는 깨철이 동네 사람들과 기묘한 관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수옥은 느낀다.
동네 여인들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수옥은 벙어리 술집 작부를 통해 그가 과연 동네사람들이 믿는 고자인지 확인한다.
고자임을 확인한 수옥은 그에 대한 의심을 푼다.
군인인 수옥의 약혼자가 휴가중 찾아오겠다는 약속이 깨어짐을 알게 된 날 수옥은 깨 칠에 의해 물레방앗간에서 겁탈을 당하지만 그녀 스스로 분출구가 필요했음을 깨닫는다.
깨철은 폐쇄된 그 마을여인들에게 있어서 안전한 성적 욕망의 분출구였던 것이다. 남자들 역시 얄팍한 자신들의 자존심과 영악한 계산하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문열의 익명의 섬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마지막에 새로 부임한 여교사의 깨철에 대한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떠나는 걸로 마무리된다.
인간들의 성에 대한 본성과 익명성 속에서 벌어지는 교묘한 사회의 비밀을 감독은 몽환적인 화면 속에 집성촌을 그 배경으로 담아 풀어낸다.
비록 80년대 시대 분위기 속에서도 감독의 작가정신을 더듬어 볼 수 있었다.
감독 : 임권택
출연 : 정윤희, 안성기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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