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나의 영화/2010년 이후 (1190)
나의 기록
주인공의 여동생인 씨시역의 캐리 멀리건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뉴욕, 뉴욕을 부른다. 피아노만의 반주에 카메라는 그녀의 이마에서 딱 어깨까지만 계속 잡고, 그녀는 아주 천천히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그녀의 오빠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 출연배우가 직접 부르는 노래장면 중 가장 멋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것만으로 충분히 영화 볼 가치가 있다. 영화는 불편하고 힘들다. 특히 남자에게 그리고 나에게. 섹스에 대해서 성욕에 대해서 이 정도까지 솔직하게 대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피하고 의도적으로 무시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책에서 영화에서 신문 위에서이런 사실을 발견하곤 무엇을 할까? 이 영화의 주인공 마이클 패스벤더처럼 화장실로 달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영화 포화속으로가 생각났다. 마치 포화속으로가 더 큰 지역의 전투로 묘사된다면 바로 이런 영화가 될 것이다. 러시아인이든 공산주의자든 그런 것은 전쟁에서 의미가 없다. 침략자에 대한 방어라는 개념만을 갖고 그들은 그저 끊임없이 싸워 나간다. 전투에 대한 사실적 묘사는 그 어떤 전쟁영화 못지않게 훌륭하다. 그러나 이 전투에 대한 전체적인 개괄을 중간중간 알려주는 장치를 마련했다면, 더 이해하기 쉬웠고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면에선 포화속으로가 더 낮다. 러시아 특유의 인내와 고지식함을 여기서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영화에서 물부족에 대한 것이 강조되지만 그것에 대한 표현은그렇게 절박하게 공감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준수한 작품은 된다. 우수하다고까지..
에이즈 환자이지만 열성적이고 유명한 교사, 그리고 그의 연인이 되어 딸 마나미를 낳고 역시 중학교 교사로 근무중인 유코는 결혼하지 않은채로 아이를 키우기로 한다. 에이즈환자를 아버지로 둔 딸로 사는 것보다 미혼모의 자식이 딸의 장래에 더 나을 것이라는 이유로. 참 일본적인 이유다. 이런 결론이 어처구니가 없고 전체 영화와 일관성도 없다. 결국 딸은 자신이 가르치는 반의 아이에게 살해당하고, 담임선생은 이 두 아이에게 완전한 형태의 복수를 해나간다. 이러한 복수에 연결된 사람들이 각자의 시각으로 상황을 고백하면서 끝이 되서야 전체적인 윤곽이 완성되게 영화는 진행해 나간다. 일본의 교육제도 속에 이젠 문화가 되어버린것 같은 이지메, 이상한 광기나 집착을 문화화하고 다소 숭상하는 듯한 그들의 문화, 죽음에 대..
안성기과 나영희는 의외로 부부로서도 어울린다. 그리고 변호사 박준역의 박원상은 그에 대한 선입관을 고려하더라도 이 영화에 올곧게 녹아있다. 한국영화의 중견감독 정지영은 여전히 살아있다. 세상 사람들이 너무 쉽게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규칙과 양심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리석은지 가르쳐 주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증거를 조작한 검찰과 그 증거의 사실을 따지려는 변호인과 피고를 묵살하는 법원은 그에게 4년형을 선고한다. 자신에 대한 판결의 부당함을 직접 해당 판사에게 따지려는 항의와 위협에 대해 내려진 선고로 4년형은 너무 심하고, 법원의 판단대로 상해죄로 인정하더라도 4년은 너무 무거운 형벌이다. 영화는 법정드라마로서의 속도감 있는 진행, 그리고 몇가지 에피소드를 결합하여 극의 완성도를 이루어 내고 있..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하는 여교수 미츠코는 어려서부터 그의 아버지의 그림모델이고 성적 대상이 된듯 하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를 돈의 액수와 상관없이 제공하면서 사랑과 섹스를 분리시키고 극단의 타락을 경험한다. 또 다른 여인, 이즈미는 인기작가의 아내로 강박적인 일상을 벗어나고자 하며, 결국 미츠코를 만나게 되고 미츠코와의 창녀체험을 통하여 역시 타락해 간다. 그리고 이들을 관찰하며 조롱하는 미츠코의 어머니, 이 둘을 데리고 포주역을 하는 삐에로 같은 남자가 있다. 이즈미와 미츠코의 창녀체험과정을 통하여 유명소설가인 이즈미의 남편과 충격적인 섹스를 하게된 이즈미는미츠코와 남편의 오래된 섹스행위를 알게된다. 그리고 이즈미의 살인까지 치닫게 된다. 두부가 분리된채 절단된 상반신의 시체, 성기가 훼손되고 다리가 ..
현빈과 탕웨이가 나온다는 것 하나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다. 오래전 김혜자 주연의 만추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기전까지 1966년도 이만희 감독의 만추가 있었다는 것은 처음 아는 사실이었다. 만추의 역사를 알아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영화는 아주 단순한 스토리다. 모범수로 복역중인 여죄수의 짧은 특별휴가 기간중에 이루어진 사랑과 이별이다. 탕웨이의 만추에선 미국의 시애틀을 배경으로 하여 한국남자와 중국여자로 주인공을 바꾸었지만, 기본 줄거리는 일치한다. 이 영화는 마치 시애틀의 홍보영화라도 되는 양 시애틀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감독의 멋진 영상, 무엇보다 탕웨이의 매력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영화였다. 이런 영화는 사랑에 실패했을 때, 실패한 사랑이 생각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