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죽여주는 여자 (2016) 본문
참 불편한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공원의 남자 노인들을 상대로 그들의 상대가 되어주며 살아가는 할머니 소영은 트랜스젠더인 티나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다.
그곳에는 한쪽 다리가 없어서 의족을 달고서 생활하는 도훈도 세입자로 지내고 있다.
소영은 성병치료차 들린 병원에서 필리핀여인이 의사에게 가위로 상해를 입히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녀의 아들인 코피노 소년 민호를 데려온다.
영화의 전반부는 소영의 살아가는 모습이 펼쳐진다. 우리가 뉴스로 접하곤 했던 박카스 할머니의 모습이다. 소영은 양공주로 살다가 흑인 병사와 사생아를 낳아서 양자로 보냈었다.
곧, 영화는 소영이 전에 알았던 노인 재우와의 재회가 이루어지고, 재우의 친구인 두 노인 세비로송과 종수노인을 만나게 된다.
중풍으로 전신마비상태인 세비로송의 죽음을 도와주게 된 소영은 치매에 걸린 종수의 추락사로 죽음에 이르게 한다.
홀로 남겨진 고독을 견디지 못한 종수 역시 자살을 택하고 소영은 그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낸다.
경찰에 체포된 소영은 세끼 밥걱정은 덜었다는 말을 남긴다.
세끼 밥이 무엇인지, 마치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다.
영화는 세련되지 않았다. 화면의 장면들은 아마추어의 느낌이 곳곳에 묻어있다.
영화 속 세 노인들,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낫다는 그들의 말에 부정할 수 없는 나를 찾게 된다.
우리 사회의 노인문제보다는 죽음 그 자체의 숙명이 무겁게 다가온다.
감독 : 이재용
출연 : 윤여정, 전무송, 윤계상, 안아주, 박규채, 조상건
평점 : ★★★☆
' 나의 영화 > 2010년 이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헤이즐 (2014) (0) | 2017.03.21 |
---|---|
컨택트 (2016) (0) | 2017.03.13 |
시소 (2016) (0) | 2017.03.02 |
더 킹 (2016) (0) | 2017.02.27 |
기항지 (2015) (0) | 2017.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