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연인 서태후 - 펄 벅 본문
청나라의 실질적인 마지막 지배자는 여인이었다.
주인공 서태후는 중국의 3대 악녀(여태후, 측전무후, 서태후)에 곱힐 정도다. 하지만, 저자 펄 벅은 이 작품에서 그녀 서태후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에 선다.
이 책은 700페이지가 넘는다.
그녀의 통치기간 동안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따라 쓰고있지만 저자는 중요 사건에 대한 설명이나 그녀 나름의 평가를 하지않는다.
그저, 서태후의 마음과 눈이 되어서 그녀가 느끼고 행동하는 이유를 써내려간다. 마치 서태후 자신이 3인칭 화자로 변하여 스스로를 변명하는 자서전을 써간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서 청나라 조정의 몇 가지 특질을 알아볼 수 있다.
첫째는 환관 발호의 구조적 요인이다. 자금성 내에서 이들 환관은 권력자의 수족이 되어, 인의 장막을 만들고 권력자를 조정하게 된다. 밤이 되면 자금성은 천자 외에는 외부 모든 남자의 출입이 금지된다. 천자를 둘러싸고있는 것은 환관과 여인들 뿐이다.
동치제 역시 서태후의 비호속에 이들의 마수에 걸려 황음에 빠지고 정사를 멀리하며, 이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된다.
두번째는 친족의 정치다. 이른바 왕자라 불리우는 천자의 형제지간 친족들과 외척들이 정권의 주요 세력들이다.
세번째는 미신에 대한 맹신이다. 의화단의 난때 서태후부터 조정의 중신들까지 그들의 허황된 주술과 마법을 실제로 믿었었다.
동 시기의 조선과 비교하여 보면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조선이 얼마나 우월한 체제를 갖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소설에서는 서태후의 예술적 취향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부분이 상당한 양을 차지한다.
이화원 조성에 들인 서태후의 노력은 국가 재정 파탄의 가장 큰 몫이 였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전쟁을 위한 군비보다 이화원의 치장이 우선이었다. 여기에 연극에 대한 그녀의 애호도 팬 수준을 넘어선다.
저자는 서태후와 그녀의 평생의 애인이자 지원자인 영록과의 사랑을 최대한 아름답게 묘사한다. 서태후의 권력욕 역시 외세로 부터 나라를 지키려는 충정이 많았음을 강조한다.
이 작품은 서태후에 대하여 지극히 편파적으로 왜곡한 소설로, 저자의 명성에 비해 너무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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