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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 한강

바람속 2017. 12. 14. 18:48

 2016 맨부커상 인터내셔날 수상작으로 유명한 작품이 되버렸다.

 개인적으론 '소년이 온다'가 더 작가의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세 편의 중편이 모여진 연작 소설이다.

 첫 편 '채식주의자'는 영혜의 남편 '나'의 시선으로 기록된 작품이다. 남편 '나'는 평범한 삶을 추구한다. '나'가 영혜를 선택한 이유로 특별한 매력이 없는 것과 같이 특별한 단점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자신이 그녀에게 열등감을 느낄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나'는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고, 심각한 변화를 겪어가도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를 같다붙여서 외면한다.

 영혜가 병원에 입원한 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상의를 드러낸 채로 있을 때 조차도 '나'는 타인인 듯, 구경꾼들 중의 한 사람인 듯 그 광경을 바라본다.

 그리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지자 딩연하게 이혼한다.

 두 번째 편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 아티스트'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영혜가 아직 몽고반점이 남아 있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성적 열망에 사로잡힌다. 그녀의 몸에 꽃을 그리고 비디오를 찍은 그는 성행위의 모습까지 담으려다 실패한다.

 결국 자신의 몸에 꽃을 그리고 영혜의 몸을 탐한다. 그는 자신의 행위를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열망을 극한까지 추구한다고 믿고 싶어한다. 그는 열망을 통제하지 못한다.

 마지막은 영혜의 언니 인혜의 시선으로 기록된다.

 영혜의 몸을 탐한 남편과 이혼하고, 영혜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간간히 그녀를 면회한다. 영혜는 그 나름으로 인혜의 아픔을 공감한다. 아버지와의 관계로 어린 시절 상처를 입은 두 자매가 성장하여 그 아픔에 내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이 너무나 상반된다.

 철저히 파괴되어가는 영혜와 그 고통을 견디며 한 여인으로 어머니로 살아가는 인혜가 있다.

 영혜는 이제 나무로 돌아간다.

 책 후미의 해설 중 다음 구절이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욕망을 감추는 데 들이는 에너지는 욕망의 나신을 드러내는 데 들이는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막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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