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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10년 이후

로마 (2018)

바람속 2019. 2. 11. 22:35

 흑백으로 촬영된 이 작품은 멕시코시티 로마지구내에서 살고있는 한 가정의 하녀로 일하는 인디오 여인 클레오의 시선으로 1970년과 다음 해에 그녀에게 일어난 일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영화의 끝부분쯤, 파도에 휩쓸린 아이를 구하고선 자기는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고 오열하는 부분에선 함께 울고 싶었다.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선 자취를 감춰버린 페르민을 수소문해서 찾아간 클레오에게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부정할때도, 아이의 침대를 사러간 가구점에서 권총을 든 채 시위대를 찾아온 페르민을 만났을 때도, 그때 양수가 터지고 힘들게 도착한 병원에서 사망한 채로 태어난 여자 아이를 안았지만 클레오는 아이를 원치 않았던 것일까!

 캐나다에 간다는 주인집 남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1주일만 갔다가 바람이 나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소피아는 남편의 부재때문에 방황하지만 그것도 잠깐, 이 집안의 가장으로, 인생의 주인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임신한 클레오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함께 병원에 간다. 가는 길에 도로에서 두 차 사이에 끼여 부서진 차 갤럭시는 좁은 집의 길에서도 부딪혀 훼손됐었다.

 소피아는 그 차를 팔아버리고 새 차를 산다. 넘겨주기전 그 차를 몰고서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감독은 클레오의 눈을 통해서 멕시코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보통 사람들의 삶과 대비시킨다.

 여기에 남자들의 이기심과 허위, 여성에 대한 억압을 고발한다.

 개똥이 널린 길을 물청소하는 영화의 시작과 빨래를 널러가는 영화 끝의 장면이 자꾸 오버랩된다.

 화면의 배경으로 자꾸 등장하는 비행기의 모습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속 등장하는 사건들의 교묘한 중첩과 연쇄가 주는 무게가 의외로 간단치 않다.

 화면의 구성도 깊고 세세하다.

 감독의 작가적 역량에 탄복하게 되는 작품이다.

감독 : 알폰소 쿠아론

출연 : 얄리차 아파리시오, 마리나 데 타비라, 디에고 코르티나 아우트레이, 카를로스 페랄타, 마르코 그라프, 낸시 가르시아 가르시아, 호르헤 안토니오 게레로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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