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독일어 시간 - 지그프리트 렌츠 본문

나의 책

독일어 시간 - 지그프리트 렌츠

바람속 2019. 6. 12. 00:56

 저자 지그프리트 렌츠는 1926년 3월 17일 북독일 마주렌 지방의 리크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김나지움 재학 중 제2차 세계 대전을 맞아 17세의 나이로 징집되어 3개월의 신병 훈련 후 해군이 되었으며 패망을 지켜보는 증인이 되었다.

 덴마크에 체류 중 명령에 불복한 병사 한 명이 총살당하는 것을 목격한 후에 탈출하였다 남하하던 중 연합군의 포로가 되어 수용소 생활을 겪는다.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지난 후 쓴 이 소설은 종전 전후의 몇 년간을 배경으로 하여, 화가 에밀 놀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에밀 놀데는 히틀러 치하에서 창작금지 명령을 받았으며, 800 여점을 그림을 압수당했다. 놀데는 몰래 수 백점의 수채화 그림을 그렸으며 이 그림들을 '그리지 않은 그림들'로 불렀다.

 소설은 소년원에 수용된 소년 지기가 독일어 수업 시간에 작문 숙제 '의무의 기쁨'의 내용과 그 작문을 쓰는 과정을 담고있다.

 수업시간에 작문에 대하여 단 한 줄도 쓰지못한 지기는 그 벌로 독방에서 작문을 쓰는 벌을 받지만, 지기는 자신의 작문을 완성시키기위하여 스스로 독방 체류를 연장해가면서 작문을 써나간다.

 11살 지기의 아버지 옌스는 북해의 바닷가 마을 뤼크빌의 파출소장으로 화가 난젠을 감시하는 임무를 받는다. 난젠은 어린 시절 물에 빠진 옌스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다.

 옌스는 아들 지기까지 이용하여 난젠의 창작 활동을 감시하고 그의 그림들을 기꺼이 몰수하는 역을 맡는다.

 옌스는 그것이 자신의 직책에 주어진 의무임을 굳게 믿으며 의무의 수행을 위해서 친구도, 가족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전쟁이 끝났음에도 옌스는 자신의 임무에 대한 정당성을 강고하게 주장한다.

 어린 지기는 아버지와 화가 둘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작중 인물 마켄로프가 그의 논문에서 명명한 병 '예프젠 공포증'에 사로잡힌다.

 어린 지기가 숨겨둔 그림과 수집품을 숨겨둔 폐풍차간이 불타면서 지기의 병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한다.

 지기의 가족과 이웃 사람들, 화가 부부와 동료 등 모든 인물들이 나치치하 독일인의 전형으로 보여진다.

 탈영병이었다가 부상을 당한 후 체포되었다가 다시 연합군의 포로가 된 지기의 형 클라스, 이탄 덩어리를 만드는 힐데와 벨기에인 레옹, 다리가 잘린 채 돌아온 힐데의 남편 등은 직접적으로 전쟁의 비극을 웅변하고 있다.

 이외에도 북해의 바다와 인근 풍경에 대한 묘사, 부스베크 박사의 60회 생일날에 축하객을 물고기로 둔갑시켜 표현하는 등의 우화적 글 등은 저자의 뛰어난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책에서 화가 난젠이 자신의 그림속 색채에 대하여 설명한 많은 글들은 에밀 놀데의 작품을 보면 더 실감할 수 있었다.

 저자는 2014년 10월 7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