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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 - 권오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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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 - 권오길

바람속 2019. 4. 30. 21:44

  패류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과학자이자 달팽이 박사로 유명한 저자가 이 땅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의 흥미로운 생태와 정보, 그리고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까지 담은 책이다.

 사람과 인체, 동물, 식물, 곤충에서 미생물까지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고 이들과 관련되어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거듭 놀라게 된다.

 김장 담글때 풀을 쑤어 넣는 것이 세균들이 먹고 번식(발효)할 먹잇감(배지)이며, 대부분의 미생물들은 짠 소금에 죽어 버리지만 염분에 끄떡 않는 내염성 세균인 유산균은 살아 남아서 김치를 익힌다.

 또, 다 담근 김치를 통에 넣고 힘들여 꾹꾹 눌러대는 것도 김치에 사는 유산균들이 산소가 있으면 되레 죽어 버리는 혐기성 세균이기 때문에 공기를 다 빼 없애려고 하는 거란다.

 메주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큰 목침 크기로 모양을 뜬 메주는 볏짚을 깔고 훈훈한 온돌방에 쟁여서 며칠을 띄운후 볏집대로 면을 따라 사방으로 메줏덩이를 묶어 따뜻한 방 안 천장에 겨우내 줄줄이 매달아 건사하는데, 이때 하필 볏짚을 깔고 볏짚대로 묶어주는 것이 지푸라기에 덕지덕지 묻어있는 고초균 땨문이다. 고초균은 콩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바꾸는 분해효소를 분비한다.

 이어서 무균 세상을 꿈꾸면 안되는 이유를 읽고나면 인체와 자연의 모든 생물들이 어우러져 펼치는 오묘한 조화를 다시끔 생각하게 된다.

 4내지 5쪽으로 이루어진 작은 장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책이지만 그 작은 장마다 담긴 내용의 깊이는 결코 얕지않다. 이 작은 글에서 얻은 힌트를 살려 새로운 지식을 찾아가는 길잡이의 역활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이 넘치고 있음을 느낀다.

 저자의 다른 작품을 찾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