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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 토마스 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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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 토마스 만

바람속 2019. 11. 6. 22:28

 1929년 토마스 만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이 작품은 놀랍게도 그의 나이 불과 스믈다섯살에 출간된 작품으로 그의 첫 장편이기도 하다.

 토마스 만은 1875년 중세 한자 동맹의 일원이었던 독일 북부의 유서깊은 도시 뤼벡에서 탄생했다. 그의 부친인 요한 하인리히 만은 큰 곡물상의 경영주로서 뤼벡시의 재무담당 참정관, 도시국가의 재무장관 격이었다.

 뤼벡에는 혈통귀족의 정치적 지배가 없었기 때문에 그의 부친은 부와 권력을 함께 얻음으로써 이른바 도시귀족(Patrizier)의 반열에 오른 것이었다.

 소년 및 청년 시절의 토마스 만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이 이런 명문가 출신의 후계자 답지 않게 부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소홀히 하고 있는 대다, 오페라와 문학에 탐닉함으로써 유약한 기질과 느슨한 생활태도를 보이고 있었으며, 그 결과 당시 뤼벡의 시민 계급이 보기에는 이른바 "쓸모없는 인간들의 부류에 속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토마스 만은 자신에 대한 이러한 자각하에서 23세부터 3년간에 걸쳐서 자기 집안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소설로 써낸 작품이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이다.

 이 책은 1901년 출간되자 큰 반향을 얻어 이내 유럽 시민 계급 전체의 보편적 이야기로 인정받게 된다.

 이 책에서 나타난 것처럼 시민성이란 근면, 업적,  시간 관념, 절약 및 냉정한 유용서응로 특징지어지기 때문에 그것은 일반적으로 게으름, 사치, 시간 낭비 및 무용성을 통해 위협받는다. 또한 시민적 개인의 삶은 그가 거둔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아무 것도 거두지 못하는 자는 시민 사회의 무용지물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 사회를 위협하는 대응 세력 들은 걍제적인 의미에서 볼 때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다.

 부덴브로크 가에서 그것은 무엇보다도 병, 죽음, 사랑 그리고음악, 바다, 형이상학, 종교 및 철학과 같은 주요한 모티브 영역들이다.

 '한 가정의 몰락'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소설은 작가 토마스 만이 자신의 집안 이야기를 썼다는 사실애서 그 얼개의 대부분이 실제 생활의 리얼리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그가 태어나고 소설에서 다룬 도시와 그의 가문이 독일 시민 계급의 영화와 고뇌를 이야기할 만한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긴 생명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부덴브로크 가 4대에 걸친 발자취를 소설은 추적한다.

 초대에는 나약함을 모르는 견실한 상인, 다음 대에는 종교에 의지하는 나약한 성격으로 바뀌고, 3대째의 토마스는 예술과 사랑과 죽음에 끌리는 한편, 시민으로서는 엄격한 생활에 몸을 담아, 나약한 예능인이 된 동생 크리스챤과 대립한다. 4대째의 하노는 음악밖에 모르는 병약한 아들로서 요절하였고, 토마스의 사후 일가는 이산하게 된다.

 부덴브로크 가의 여성들도 상당한 비중으로 등장하지만 가문의 주도자가 되지 못하고 희생할 뿐이다.

 책의 마지막에 음악 한편과 질병 티푸스에 대한 장문의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인류 역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시대의 단면과 본질을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정확하게 해부한 작품이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