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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 - 도현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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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 - 도현신

바람속 2019. 12. 24. 02:16

 주제에 비해서 300쪽 남짓의 작은 분량이지만 의외로 내용이 알차다.

 종교와 그 종교의 숭배의 대상인 신을 인간이 창조했음은 기지의 사실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긴 하다.

 수메르와 바빌론 신앙, 길가메시 서사시는 지금까지 널리 알려져있다.

 도시국가 우르의 왕 길가메시는 신들이 만든 야생인간 엔키두가 하늘의 황소를 죽인 죄로 주게되자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죽지 않을 방법을 궁리한다. 현자 우트나피쉬팀에게 불로불사의 풀을 얻지만 길가메시가 목욕을 하러 물에 들어간 사이에 뱀 한 마리가 나타나 풀을 훔쳐 달아나버린다.

 결국 길가메시는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숙명을 깨닫고 힘없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또한 수메르와 바빌론 신화에서 신이 인간을 창조한 이유는 사랑을 베풀기위해서가 아니라, 신을 대신해 힘든 노동을 하고 신들이 숭배받기 위해서이다. 즉, 인간은  신에게 복종하는 노예로서 존재한다는 신본주의적 개념 속의 '어리석은 인간'으로 설정된다.

 이러한 인간관은 유대교로 이어지고, 유대교를 계승한 기독교와 이슬람교에서도 반복된다.

 또한 저자는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 신앙에서 환생과 윤회에 주목한다. 이 신앙은 플라톤의 관념론과 이원론, 마니교와 영지주의에 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밝힌다.

 그외에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 마니교를 설명한다. 특히, 중국에서 명교로 불린 마니교는 홍건적의 난과 명나라의 시조 주원장까지 이어질 수 있음은 흥미롭다.

 다음, 미트라교의 미트라 신은 고대 페르시아에서 숭배하던 신의 하나로 우주의 질서를 지키며 악에 맞서 싸우는 심판자이자 투사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미트라의 탄생일인 동지는 크리스마스의 기원이 되었으며, 미트라가 불교의 미륵불로 바뀌었다는 내용은 충격이다.

 그외에 책에선 아서왕 전설과 켈트족의 드루이드교, 앵글로-색슨족의 신앙, 고대 아랍의 신앙, 리투아니아와 아즈텍의 전통 신앙을 소개한다.

 기이하고 독특한 종교로는 몽골 초원에 까지 전파된 기독교의 일파인 네스토리우스 교단, 러시아의 스코프츠이 교단, 핀란드의 평화로운 원시신앙, 마흐디 교단, 여성이 우선인 만주족의 샤먼교 그리고 멀리 남아프리카 최 남단의 티에라 델 푸에고 섬의 오나족 전통신앙으로 마무리한다.

 종교에 대한 또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열게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