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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은 모차르트를 듣는다 - 박범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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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은 모차르트를 듣는다 - 박범신

바람속 2020. 9. 17. 16:12

 이 책의 원제는 '수요일의 도적'이다. 1992년 8부작으로 방송드라마화 되면서 이 제목으로 바뀌었다.

 '내 아내는 창녀였어요. 흔히들 똥치라고 부르지요. 나도 그렇게 불렀고.'   고아로 자라 평생을 흘러흘러 살아온 신준일은 어느 사창가에서 한 창녀의 기둥서방이 된다. 창녀인 그녀는 아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심하고서 낳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는 그녀를 숱하게 두들겨 패고, 애새끼 떨어져라 하고 뱃구길에 발길질도 여러번 한다.

 결국 새롬이를 낳지만 맨날 몸이 고롱고롱한 새롬이를 돌보던 그는 사창가의 여인들이 맡긴 아이들도 함께 돌본다.

그의 아이가 틀림없는 둘째인 새미도 태어나지만 두 다리가 붙어있다. 매독균을 보유하고 있던 신준일때문이었다.

 새미의 수술비를 벌기위해서 여자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다시 여덟달이나 몸을 팔았다. 두 다리를 떼어놓는 수술을 했지만, 한쪽 다리가 짧았을 뿐 아니라 다른쪽 다리에 붙어있을때의 퇴화된 모습이 원상되지 않았다. 짧은 다리는 새다리처럼 가늘어서 지금도 거의 디디지 못한다.

 몸파는 여인들이 낳아 놓고 도망쳐 버리는 애들, 곰배팔이도 정박아도 떠맡아 기르던 여인 '배냇댁'이라 불리던 여인, 배냇병신들만을 불러 모아 엄마 노릇을 하는 그녀에게 붙은 모멸의 호칭이 칭송과 사랑의 호칭이 된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병이 깊어 죽는다. 신준일은 이후 아이들을 위해서 도적이 되고 그녀의 고향에서 아이들이 자라나도록 한다.

 소설은 빈집털이에 나선 신준일과 마주친 '나'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경제학 박사인 남편 정인학에 의해 길들여지고 그의 정신적 노예가 된 '나'는 정신병원에 수용되면서 신준일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함께 생활하고 남편의 집요한 추적이 이어진다.

 새롬이의 죽음이 그 안에 이루어진다.

 아내인 나를 완전히 소유하려던 정인학은 실패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나'는 수감된 신준일을 기다리며 아이들을 돌본다.

 정인학의 광기에 사로 잡힌 편집증적 사랑, 육신의 욕정을 넘어서서 새로은 사랑을 찾게 되는 '나'의 사랑, 새롭게 다가온 사랑앞에 직면한 신준일의 사랑이 교차된다.

 이 책의 사랑은 너무 세고 무섭다. 이 소설에서 만큼은 작가가 너무 솔직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