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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오연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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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오연호

바람속 2020. 10. 11. 17:03

 오랜 시간을 책꽂이에 꽂아두기만 했던 책을 펼쳤다.

 그가 세상을 등진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그를 찾는 일은 아프다.

 이 책은 오마이뉴스의 오연호기자가 퇴임전 노무현 대통령과 2007녀 가을에 진행되었던 3일간의 인터뷰, 퇴임후 서거전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글과 그에게 남겼던 글들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3일간의 인터뷰를 담은 녹음 테이프를 들으면서 6명의 노무현이 다시 살아나 가슴을 찔러댔다고 밝혔다.

 그 여섯은 바보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정치학자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 인간 노무현이다.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처음은 그의 죽음의 원인과 의미, 두번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기간 그의 정책들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세번째는 그의 정치에 대학 철학과 지도자론, 마지막은 노무현 자신의 역사와 철학, 인간의 발전에 대한 정의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내 가슴을 찌르는 남는 부분을 기록해 본다.

 그는 여론과 민심을 구분했다. 그때드때 움직이는 여론에 비하여 그 바탕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또 하나의 국민들의 의지와 정신을 크게 보아서 민심이라고 이야기하고자 했다. 여론과 민심에서 더 나아가 국민의 눈높이와 역사의 눈높이라는 차원을 제안했다. 구분하는 심정이야 백번 이해되지만 왜 이 둘의 불일치를 인정해야하는지 의문이다. 내겐 패배의식의 전조처럼 느껴진다.

 또, 노무현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은 링컨을 존경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노무현이 링컨에 대하여 성공요인으로 꼽은 마지막 하나가 성공할 수 없을 때 죽어버렸다고 진술한다. 참 묘하다.

 그러나, 링컨의 가족, 특히 그의 부인이 얼마나 허영덩이에 권한을 남용하였는지 링컨은 알고있으면서도 이를 자신이 보듬고 살았다.

 마지막으로 이명박과 대선 상대에 대한 그의 평가는 너무나 정확했다. 그는 이명박을 구시대, 특권과 반칙 시대의 CEO로 평가하고, 공정 경쟁이 요구되는 시대,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투자국가에 맞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그와 대응하는 후보에 대하여 기회주의자라는 한 마디로 정리해버린다. 

 또한, CEO의 한계에 대한 지적은 의미심장하다. CEO라는 것은 자기 집에, 자기 호주머니에 부를 끌어모으는 사람인데 정치지도자는 여러 사람의 호주머니, 부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끌어내어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게 만드는 역활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그의 묘지에 새겨진 글이다. 그리고 책의 끝은 '우리,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되면 좋겠습니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