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텔크테에서의 만남 - 귄터 그라스 본문
1999년 양철북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귄터 그라스의 작품이다.
자유시 단치히에서 1927년에 태어난 그라스는 14세에 히틀러 소년단 단원이 되었고 16세에 학업을 중단한 채 전선에 끌려갔으며, 17세에 부상을 당하여 전쟁포로가 되었다. 1945년에 18세 석방포로가 되어 막일꾼으로 전전하였다. 20세에 석공 생활을 시작했고 , 그 후 수년간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에서 조각 수업을 한 후 조각 및 판화 소품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던 틈틈이 반어와 기지, 환상적인 말장난과 기괴한 은유로 점철된 서정시들을 발표함으로써 한스 베르너 리히터의 주목을 받아 1955년 47그룹에 초대되었다.
1947년부터 67년까지 한스 베르너 리히터가 이끈 47그룹의 주된 활동은 회합에서 각자의 작품들을 낭독하고 그에 관해 상호 비평을 하는 것과 그때가지 알려지지 않은 신인 작가들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민주적 투표를 통해 47그룹상을 수여하였는데, 이 수상은 작가들의 등단의 발판이 되기도 하였다. 이 그룹은 어떤 조직적인 형식도 없었고 구성원들의 리스트나 문학적인 강령 같은 것도 없었다. 주로 리히터의 초대를 통해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강했다. 전후 독일 문학의 유일한 중심점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은 47그룹의 1947년부터 300년 전인 1647년 독일의 온 국토를 초토화시킨 30년전쟁(1618~1648)이 끝나기 1년 전 여름, 당대의 문학가 지몬 다흐의 초대를 받은 그뤼피우스, 하르스되르퍼, 호프만스발다우, 질레지우스 등등 독일 각지의 시인들과 인쇄업자들이 엠스 강안의 작은 도시 텔크테에서 만나서 47그룹의 회합과 유사한 것을 진행하는 과정을 적은 것이다.
여기에 그들 시인들을 안내해왔던 군인 겔른하우젠(후일 1668년 '독일 바보의 모험'이란 소설을 써서 불후의 작가가 된 그리멜스하우젠의 다른 이름)과 그의 휘하의 병사들이 약탈한 물건과 음식으로 시인들과 만찬을 즐기고, 이내 이 내막이 밝혀지면서 경악과 분노속에 논란이 되지만 곧 상황을 받아들이고 회합을 마무리한다.
또한 이들 모임이 열리는 장소인 여관 '다리의 집'의 여주인 리부슈카와 여급들이 때때로 이들을 넘어서는 지혜와 기지를 보여주는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마지막은 '다리의 집'에 화재가 발생하여 이들 모임의 성과물들과 함께 모두 타버리고, 각자 자신의 길로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300년을 넘어서서 삶이 이어지듯 우리의 문학도 이렇게 이어지지만 작가는 작위적인 의미를 둔 것들은 모두 태워버리고 싶었나 보다.
국가속 문학과 문학인에 위치에 대한 그라스의 답이 이 책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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