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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위하여 - 이문열

바람속 2014. 1. 24. 00:48

 내가 이문열의 책을 접하고 난 첫 느낌은 '이 사람은 천재다'란 것이었다. 그것은 지금가지도 여전히 나에겐 유효하다. 단 그의 작품에 한하여다.

 황제를 위하여는 돈키호테의 한국판같지만 실제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의 의도에 대해서 의식과잉 내지 이념에 대한 지우기이며 거기에 동양적인 것에 대한 향수를 일깨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1권의 말미에 나오는 김광국의 말이 그 한 뜻을 대표하는 것일 듯 하다. '혁명이 완수되는 날 같은 것은 영원히 오지 않을 거요. 이념의 적은 항상 존재하고, 완전한 이상이란 땅위에서 실현되는 법이 아니니까'

 일단 이 책을 읽으면 작가의 엄청난 지식의 내공에 놀라게 된다. 동양, 특히 중국의 고사와 인물들에 대한 자유자재의 인용, 우리 역사에 대한 해박함에 기가 꺽인다. 나중엔 너무 장황한 작가의 지식편력에 난 좀 지쳤다.

 우리의 역사, 세계사를 거치며 지나온 모든 역사적 사실, 이념, 종교, 언론 까지 황제의 입을 빌린 쾌도난마식 비판도 나중엔 작가의 재주를 구경하는 기분이 되고 말았다.

 결국 정감록에 근거하여 남조선을 건국한 황제는 노장과 도교로 귀착되어 무위의 세계에서 황제로 되는 듯 싶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둘째아들에게 그의 자리를 이어받기를 유언하는 것은 모순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은 몇까지 앞뒤가 맞지않거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특히,자신의 정비와 우발산 사이에 났지만 자신의 아들로 인정한 셋째는 태어난 이후 끝까지 실종된다.

 내게 이 소설은 나의 지력을 측정하고 자극하는 면이 더 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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