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파리와 런던에서의 영락생활 - 조지 오웰 본문

나의 책

파리와 런던에서의 영락생활 - 조지 오웰

바람속 2014. 8. 11. 20:54

 1922년부터 5년간 버마에서 경찰로 근무했던 오웰은 1927년 건강이 나빠지기도 한 탓에 귀국하여 파리로 간다. 도둑에게 가진 돈을 모두 털린 후부터 가난의 밑바닥을 경험하게 된다. 18개월의 부랑자 생활 후 영국으로 돌아갔지만 한동 안 그의 궁핍한 생활은 계속되었다.

 오웰은 이 때의 경험을 살려 1933년 그의 처녀작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된다

 파리의 빈민가에 살면서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와 함께 가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실제로 소설에서 그는 가난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돈이 사람을 일에서 해방하듯이, 가난은 보편적인 행동기준에서 그들을 해방하는 것이다.'

 '권태와 비열의 복장성과 기아의 시초를 발견하지만 또한 빈궁이 갖는 위대한 보상의 면도 발견한다. 즉 그것은 미래를 말살해 버리는 것이다.'

 가난의 생활을 견디던 그는 전직 러시아 장교 출신이자 웨이터로 일하던 친구 보리스와 함께 직업을 찾는 동안 거의 아사직전까지 경험한다.

 사기를 당하기도 하면서 버티던 두 사람은 파리의 고급호텔 중 하나인 X호텔에 웨이터와 접시닦이로 일하게 된다.

 오웰이 표현하는 호텔의 이면은 거의 불결의 극치다. 이후 잠깐 일하게 되는 레스토랑 역시 마찬가지다. 일시에 일이 몰리는 식당의 특성상 그 나름대로 맡은 일에서 긍지를 갖는 모습은 흥미롭다.

 당시의 분위기인지 유대인과 미국인에 대한 비하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유대인을 믿으려거든 뱀을 믿고, 그리스인을 믿으려거든 차라리 유대인을 믿되 미국인은 믿지 말아라'

 탈출하다시피 런던에 돌아온 그는 선천적인 백치를 돌봐주는 일을 하기로 되었지만 한달후로 일이 연기되면서 빈민원과 보호소를 전전하는 생활을 한다.

 그 과정에서 다리를 다친 거리의 화가 보조를 만나서 별을 보는 여유를 가진 그의 생활방식이 소개된다.

 마지막에 그는 이런 부랑자에게 필요한 것이 일에서 나오는 이익을 즐길 수 있는 일을 마련해 줌으로써 보람을 찾게 해주는 것이라는 제안을 덧붙인다.

 가난이 인간을 얼마나 무력화시키는지 알게되는 것만으로도 일독의 가치가 있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