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28 - 정유정 본문

나의 책

28 - 정유정

바람속 2014. 8. 26. 11:19

 인수공통전염병인 '붉은 눈' 괴질에 걸린 서울과 인접한 위성도시 화양은 철저히 차단된다. 정부는 전염을 막고자 인구 29만의 한 도시를 폐쇄한다.

 그곳에 갇힌 사람들은 아무런 치료법도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육체의 자연 면역에 기대어 자신의 생존을 맡겨야한다.

 그리고 개에서 시작되었다는 의심으로 도시의 모든 개들은 사살되거나 생매장된다.

 이 책은 동물, 특히 인간과 가장 가까운 개를 매개로 지구라는 공통의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유를 묻는다.

 인간은 죽음과 폐쇄된 환경에 직면하여 때로는 가장 본능적으로, 때로는 가장 이성적으로 그들의 상황을 헤쳐나가면서 죽음의 길에 이른다.

 정부로부터 고립된 도시에서 시민들은 항의의 뜻으로 봉쇄선에 대하여 행진을 벌이지만 결국 그들에게 대응한것은 군대의 총알이었다.

 이 소설은 알래스카의 썰매경주에서 자신의 개를 잃은 부채의식에서 유기견을 돌보는 수의사 재형과 신문기자 윤주, 119구급대원 기준, 간호사 수진의 시각으로 이 절망적인 상황속의 인간의 모습을 전한다.

 특이하게 투견출신의 개 링고와 재형이 구출하여 가족처럼 여기는 개 스타와 쿠키의 시각으로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다.

 그리고, 아버지의 폭력에 희생된 동해라는 인물이 등장하여 개에게 대리 복수를 한다.

 소설의 끝은 기준을 구하고자 링고를 막다 죽게되는 재형의 죽음으로 끝난다. 기준은 자신의 가족을 해친 개가 링고와 스타로 믿고, 스타를 죽였으며 링고는 그 스타의 복수를 하려한 것이다.

 책은 여러 사람과 개의 시각으로 각 사건을 긴밀하게 연결하며 긴박한 상황을 짜서 제시한다.

 화양시의 폐쇄는 80년 광주의 모습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더 나아가 이 지구와의 관계를 고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