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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의 달 - 윤흥길

바람속 2014. 9. 19. 11:03

 예전의 TV문학관이라는 단편드라마에서 방영된 '완장'은 많은 방영작중 우수한 작품중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저수지 관리인이 된 주인공의 권력에 대한 도취와 그 허상을 그린 작품 '완장'의 저자가 바로 윤흥길이다.

 백치의 달은 사기꾼이라고 규정지은 여영무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짜 서울대 대학생으로 꾸며 가정교사가 되지만 그의 제자인 박민헤를 서울대에 합격시키고, 그녀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그가 민혜를 가르치기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않다.

 민혜의 여영무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헤아리기가 참 어렵긴 하다.

 사기죄로 감옥에서 출감한 여영무는 감옥에서 만난 이부성과 함께 고향인 배산에 아파트건설 사업을 한다. 동기 동창인 박갑철의 땅을 이용해 대출을 받고, 선분양을 통해 완공하는 줄거리다. 책에서는 사기로 규정됐지만 이건 한참 유행하던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다르지 않는 듯 싶다.

 그리고 같은 동기동창이지만 영여무가 선배라 부르며 부모님처럼 존경하는 성수복이란 인물이 있다. 30대 후반에 대기업의 이사대우 부장이 된 이른바 최고의 엘리트다.

 그는 박민혜를 짝사랑하여 여영무의 진짜 신분을 박민혜의 가족에게 알리기도 한다. 그는 성공의 가도를 영리하게 밟아나가지만, 꿈을 잃어버리고 성공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표상으로 보인다. 성수복이 여영무에 대하여 취하는 입장과 태도는 자신의 우월한 입장을 즐기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같다.

 여영무는 박갑철에 대한 사기는 성공하고, 박민혜는 여영무의 아이를 임신하여 탄탄대로를 걷는다. 그러나 짐작처럼 이부성이 모든 돈을 뻬돌려 해외로 도피하고,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여영무도 결국 도피자가 된다.

 박민혜를 만나러온 여영무는 경찰에 체포되며 소설도 끝난다.

 과연 진정한 사기꾼은 누구인지, 달을 쫗는 백치는 누구인지 그리고 나는 누구의 길을 걸어왔는지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