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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추억 - 리처드 워커

바람속 2014. 12. 23. 15:01

 역대 미 대사중 가장 오랜 기간인 5년 3개월을 역임한 리처드 워커는 재임 기간뿐 아니라 그가 재임했던 시기역시 1981년 8월부터 시작되어 한국 현대사의 격동적인 시간들을 함께 한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광주 민주화운동이후 전두환정권과 미국의 관계 설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아웅산 테러사격, KAL기 격추사격,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서울 미문화원 점거사건 등과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의 방한이 있었다.

 대사가 한 국가에서 갖는 위치, 특히 미군이 다수 주둔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확실한 미국의 민군우위는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한국의 주요 정치지도자부터 재계지도자, 저명한 예술인부터 한국의 민간신앙까지 다양한 자신의 감상을 토로한다. 그 어떤 글에서도 저자의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바탕이 되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은 단지 나만의 느낌은 아닐 듯 하다.

 저자가 그 감격을 함께 했던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의 영광이 이제 머언 과거의 일인것 같다. 오히러 이렇게 이방인의 눈으로 그 추억을 돌이켜보아야만 할 정도로 우리에겐 너무 빨리 잊혀진 시간들이 되버린 느낌이다.

 2~30년전, 우리의 모습에 대한 한 외국인의 시각을 읽으면서, 저자의 위치를 고려할 때, 내가 쉽게 가질 수 없었던 다른 이해의 폭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박정희와 경제재발, 한국의 이른바 '재벌'의 모습 등이 그렇다. 부정적이듯 긍정적이듯 이제 지난 한국의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유산이자 자산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보고싶은 것만 보고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바로 냉정한 역사의 모습이다.

 물론 미국의 이익을 우선한 그의 남북관계 및 국내 정치의 평가는 우리 역시 냉정한 눈으로 미국을 평가해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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