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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 요 네스뵈 본문

추리소설류

박쥐 - 요 네스뵈

바람속 2023. 8. 7. 05:12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저자 요 네스뵈의 경력은 경이롭다는 표현도 부족하다. 1960년 생인 그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그곳에 살고 있다. 현재 그의 소개는 이렇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밴드 디 데레의 싱어 송 라이터로 인기 뮤지션이며, 저널리스트, 경제학자. 요 네스뵈가 작가가 된 경위는 더 기이하다. 1990년 중반, 낮에는 증권 중개인으로 일하면서 밤에는 록밴드 디 데레에서 활동하다 지친 그는 홀연 소설을 서보기로 마음먹고 오스트레일리야로 떠나 6개월 후 이 작품을 들고 노르웨이로 돌아와 북유럽 최고의 문학상인 유리열쇠상과 그해 최고의 노르웨이 스릴러에 수상하는 리버튼 상을 동시 수상한다. 이후 출간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노르웨이 베스트셀러 차트 10위권 중 7권이 그의 '해리 홀레 시리즈'로 채워지기도 했다.

 이 책은 철저히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오슬로 경찰서 소속의 형사 해리 홀레는 오스트레일리아로 파견된다. 위킹비자로 오스트레일리아로 왔다가 살해되어 사체가 해변에서 발견된 23세, 금발의 잉게르 홀테르라는 여성의 살인사건 공조수사를 위해서였다.

 해리의 오스트레일리아 파트너 형사는 이곳의 원주민, 애버리진인 앤드류 켄싱턴이다. 책에 나온 그의 외모는 펑퍼짐한 코에 까만 곱슬머리인 흑인으로 믹서기만한 주먹을 가졌다. 2차 대전 전에 출생한 앤드류는 도둑맞은 세대로서 가족이 없는 세대다.

 1910년에서 무려 1970년대까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백인의 피가 섞인 아이들을 미개한 원주민 가정에서 구출해 문명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원주민 복지법령'에 의거하여 합법적으로 부모에게서 강제 격리시켰다. 혼혈아 중에서 원주민에 가깝게 생긴 아동은 농장이나 공장의 일꾼으로 보내고 백인에 가까운 아동은 신문광고를 통해서 백인 가정에 입양시켰다. 이런 식으로 멀쩡한 가정을 두고 고아가 된 아동이 10만 명에 달했고, 이들을 일컬어 '도둑맞은 세대라고 불렀다. 이들 중 대다수는 평생 정체성 혼란에 빠져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변변한 직업도 구하지 못한 채 정신질환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다.

 앤드류의 엄마는 자식을  빼앗긴 뒤 앤드류가 수용된 고아원에서 북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어느 버스정류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고 백인 아버지의 이름은 알려주지 않아 알 수가 없다. 공부를 잘해 영국의 사립학교를 거쳐 시즈니대학 중인 앤드류는 백인여자친구의 집에서 반대하여 헤어지는 등 여러가지로 힘든 시절을 보내다 영국에서 배운 복싱을 다시 시작하여 오스트레일리아 복싱 선수구너대회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불의의 사고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후 2년 여의 방황 후 대학에 돌아간 앤드류는 1970년대 초반의 히피와 파티와 자유연애가 성행할 때 약물에 손을 댔다가 서른을 넘겨서 경찰대학에 지원하였고 지금에 이르렀다.

 앤드류는 해리와 함께 수사를 하면서 자신의 애버리진 지인들을 소개한다. 또한 해리는 살인 피해자 잉게르와 함께 바에서 근무한 비르기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해리는 자신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동료를 태우고 추격전을 벌이다 동료는 사망하고 한 소년을 목 아래가 마비되게 만들었지만, 사망한 동료가 운전한 것으로 사건이 처리되었음 비르기타에게 고백한다. 또한,  8학년때 전학 온 크리스틴, 처음 그의 단짝 친구와 사귀었지만 결국 둘은 연인이 되고, 사랑의 마법이 깨면서 헤어져야 했던 사연들도 이야기한다. 크리스틴은 자살한다.

 잉게르의 살인은 연쇄살인이 밝혀지고, 사건 추적의 결정적 순간에 해리의 기지가 빛을 발한다. 해리는 이 사건이 앤드류가 소개한 애버리진의 소행임을 알게되지만 용의자인 광대 오토 레흐트나겔이 공연 중 살해되고 이어 앤드류마저 자살한다. 앤드류의 자살이 타살임을 밝혀내는 과정은 인상적이다.

 이후 앤드류가 아들처럼 여겼던 투움바가 범인임을 밝혀내고 그는 결국 상어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이 과정에서 해리의 요청에 의해 기꺼이 덫이 되었던 비르기타가 투움바의 요트아래 물속에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투움바는 아이없는 백인여자를 대상으로 애버리진 동족을 위해 복수를 한다는 명분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사이코패스였다. 이를 알아챈 앤드류는 차마 자기 손으로 그를 체포할 수 없어서 해리를 끌어들였단다.

 비르기타의 희생 장면에서 한동안 요 네스뵈의 비정함에 치를 떨었다.

 책의 마지막은 해리의 스카이다이빙으로 막을 내린다.

 해리가 겪는 알콜중독 그 처참함이 생생하다. 날 것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