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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20년 이후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

바람속 2024. 6. 17. 19:00

 한강이 마르고 모든 것이 통째로 무너진 서울,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지진이다.

 유일하게 멀쩡히 서있는 황궁 아파트 103동, 재난 직전 아파트 매매 사기꾼 902호 김영탁을 찾아온 모세범, 김영탁의 멸시와 조롱에 격분한 그는 김영탁과 몸싸움 끝에 살해하고 만다. 이후 찾아온 재난, 아파트 내 한 가구에 일어난 불을 끄면서 모세범은 김영탁이 되어 임시 주민대표가 된다. 아내와 딸이 있지만 사기로 돈을 날린 후 가족들은 그를 원망할 뿐이었다.

 602호에 간호사인 아내 명화와 살고 있는 김민성, 김영탁을 도와 소화전 호스를 잡게 된다. 이후 영탁에 의해 방범대 대장으로 지명되고 아내를 위하여 그에게 점점 적극적으로 협력하게 된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대학대 소개팅으로 만난 명화와 일찍 결혼했다. 작년에 임신한 명화는 아이를 유산했다.

 재난 속에 황궁 아파트로 몰려든 근처 생존 주민들, 점점 열악해지는 상황 속에 아파트 주민들은 투표 끝에 외부인을 내보내기로 한다. 외부인들에게 빈집을 배정한다며 밖으로 불러낸 후 가까스로 강제로 이들을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영탁의 활약이 주효하며 이후 아파트 주민의 구심점이 된다.

 조직을 갖추고, 아파트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물품을 배급한다. 방범대는 영탁의 인도아래 외부에 나가 생필품과 먹을 것을 조달한다.

 곧 바퀴벌레와 부르는 외부인들과 대립이 시작되고, 아파트 주민들 간에도 갈등이 일어난다.

 영화는 완전히 고립되고 외부의 도움이 전혀 없는 상태에 놓인 집단의 사람들 간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과정들을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 그리고 고갈되어 가는 자원 속에 외부의 침입이 이루어지면서 붕괴된다.

 부상당한 민성과 명화는 폐허의 거리를 헤매고, 민성의 죽음, 명화에 대한 생존자의 도움으로 끝난다.

 영화는 내내 아파트라는 대상의 탄생과 확장, 그 의미를 보여주려고 애쓴다.

 재난의 정체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 점외에는 다 고개를 끄덕일만하다.

 명화로 대변되는, 인간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무기력과 부조리가 너무 분명해 보인다.

 장편 드라마가 맞을 것 같다.

감독 : 엄태화

출연 :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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