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2013)

 대단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화면이었다. 그 속에서 두명의 여배우, 특히 엄정화는 멋지게 나온다. 황정민은 내눈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자신의 후배와 자동차에서 정사를 나누다 차의 사이드기어가 풀리면서 일어난 사고로 남편은 사망한다.

 가까스로 살아난 후배 나루는 집으로 찾아와 노예를 자청하며 함께 살아가기를 부탁하고 결국 두 여자의 동거가 시작된다.

 남편과의 추억속에서 괴로워하는 아내 정하는 나루를 학대하기 시작하지만, 둘은 과거 동성애의 상대였었다.

 생전의 남편 재인이 결혼전 들려준 자신이 쓰려는 소설의 내용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되어지고, 남편은 실제로 간 이상으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이 밝혀진다.

 남편의 제삿날, 유골을 뿌린 호수속으로 나루는 사라지고, 영화의 마지막에 눈내리는 겨울날 나루가 다시 찾아온다.

 마술사의 딸인 나루가 펼치는 마술은 당황스럽다. 특히 정하에게 보내온 우편물속의 기괴한 그림과 거기에 물을 부으면 자라는 담쟁이 덩굴같은 것은 더 영화를 모호하게 만든다. '물을 주면 필요한 것이 자라납니다.'라는 그림의 설명대로 정하도 물을 주고 새로 시작한다.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건 관객보다는 감독의 문제여야 한다. 감독의 계속적인 작업 중 하나의 과정으로 이 영화작업을 이해하고 싶다.

감독 : 민규동

출연 : 엄정화, 김효진, 황정민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