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별 (2012)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영찬씨가 느끼는 세계는 어떤 것일까?

 단지 손의 감각만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영찬씨와 그의 짝인 순호씨가 점점 화면속에서 아름답게 변해가는 느낌을 받았다.

 세살때 허리를 다쳐 꼽사가 된 순호씨는 시청각장애인인 영찬씨와 만나 부부가 되어서 살아간다. 그들의 삶은 느리고 우리의 생각으로 쉽게 짐작할 수도 없다.

 영찬씨가 바다를 느끼고, 나무를 느끼고, 비를 느끼는 것은 우리가 그것들을 느끼고 아는 것과는 달리 더 진실에 접근해 느끼고 안다.

 비록 이 부부의 삶이 초라할지라도 그들의 사랑만큼은 가장 진실하고 커다라서 너무 부러웠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해지며, 나의 교만에 저절로 반성해지게 되었다. 너무 덤덤하고 무심한 카메라의 시선으로 해서 더 깊게 울리는 소리를, 더 밝게 빛나는 빛을 담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 : 이승준

출연 : 조영찬, 김순호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