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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 - 르 클레지오

바람속 2018. 1. 4. 14:42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저자가 23세때인 1963년 처음 발표한 작품이다. 저자는 2007년 부터 이듬해까지 이화여대에서 프랑스어와 프랑스문학을 강의한 적도 있으며 지한파로 알려져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아담 폴로는 최초의 인간 아담과 태양의 신 아폴론에서 따와 붙인 것임을 작가 자신이 직접 밝히고 있다.

 자신이 군대에서 탈영한 것인지 아니면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것인지 잘 모르는 아담 폴로는 바닷가의 빈 별장에서 몰래 살고있다.

 아담 폴로의 심리를 묘사한 이 소설은 논리적인 서술과는 한 참 거리가 멀다. 종잡을 수 없는 아담은 현실과 거리를 둔 관찰자의 모습으로, 자신의 상태를 아무런 변명없이 토로하는 고백자로 그려진다.

 아담은 사회의 일반 관습이나 규정에 구애벋지 않는다.

 그는 철저히 그 자신의 세상에서 그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간다. 그가 세상과 교류하는 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일 뿐이다. 그것도 최대한 세상과의 마찰을 줄이는 방식을 적용한다.

 소설에서 주인공의 이름외에 유일하게 실명으로 거론되는 젊은 여인 미셸뿐이다. 그가 그녀를 강간했지만 그녀는 다시 그를 찾아와 함께 지내고 몸을 섞는다. 그녀는 그에게 돈을 빌려주지만 마지막엔 그를 고소하고 결국, 정신병원에 수용되게 한다.

 아담과 미셸의 관계 역시 통상적인 인간 관계를 벗어나 있다.

 작가는 아담 주위의 환경을 묘사하는 데 공을 들인다. 마치 현미경으로 때로는 망원경으로 보면서 묘사하는 것 같다.

 아담은 해변가의 한 여인이나 집으로 돌아가는 개를 쫗아서, 미셸을 찾아서 도시를 헤맨다. 아담에겐 그저 그 과정이 어떤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정신병원에 수용된 아담은 의사와 의대생들의 관찰대상이 된다.

 그는 외친다. 당신들은 당신들이고 나는 나이며, 나를 이해하려 애쓰지말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언어를 버리고 침묵의 세계로 가버린다.

 책 속에는 신문기사와 광고지 등이 삽입되어있다.

 철저하게 사회화 이전의 개인을 탐구한 작품으로 온전히 독립된 인간은 존재할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말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