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본문
첫 번째 부인과의 이 년 남짓한 결혼생활로 아들 하나를 둔 유능한 외과의사 토마시는 아내와의 이혼 소송을 거치면서 단시일 내에 부인, 아들, 어머니, 아버지를 성공적으로 떼어 버린다.
그의 몫으로 남은 유일한 상속재산인 여자들에 대한 두려움과 원초적 갈망 사이에서 타협점인 '에로틱한 우정'을 수많은 여인들과 만든다.
그러나 토마시는 우연히 들린 시골의 레스토랑에서 웨리트레스로 일하는 테레사를 만나게 되고, 그를 운명적인 의지처로 믿은 테레자의 방문으로 두 사람은 이후의 생을 함께 하게 된다.
곧 이어 닥친 1968년 프라하의 봄과 스위스 망명, 그리고 다시 체코에 복귀하는 과정이 이어지며, 테레사의 믿음과 토마시의 테레사에 대한 사랑, 그의 여성 편력이 계속 된다.
여기에 토마시의 '에로틱한 우정'의 상대인 화가 사비나와 사비나의 애인인 스위스인 대학교수 프란츠가 또 다른 중요인물로 등장한다.
이 네 사람의 삶과 죽음을 작가는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범주로 나누어서 계속하여 추적하고 평가해나간다.
물론, 한 사람의 삶과 죽음에도 가벼움과 무거움은 함께 하기 마련이지만 둘 중 어느 하나에 더 중점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대체로 토마시와 사비나는 가벼움에, 테레자와 프란츠는 무거움에 해당된다.
가벼움과 무거움은 사랑의 책임과 자유, 사랑의 가벼움과 진지함, 순간적인 사랑과 영원한 사랑으로 대치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제목처럼 참을 수 없는 존재는 가볍다고 하는 데 여기에서 무엇을 참을 수 없는 것일까? 이들이 살아야 했던 체코의 역사처럼 피할 수 없는 운명적 상황일까?
책의 마지막 장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따온 개의 이름인 '카레닌의 장'이다.
테레자와 토마시와 함께 생활하던 개인 카레닌은 암에 걸려 죽음을 맞고, 두 사람은 함께 개를 매장한다.
내가 보기에 작가는 한 마리 개에 불과한 카레닌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존재의 삶이 있음을 이야기하려한 듯하다. 인간에겐 불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하려 한 것일까?
'나의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의 노래 - 김훈 (0) | 2019.01.01 |
---|---|
대몽댁네 아이들 - 이연 외 (0) | 2018.12.18 |
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 (0) | 2018.11.26 |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디 브라운 (0) | 2018.11.23 |
숭어 - 김정빈 (0) | 2018.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