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면도날 - 서머싯 몸 본문
서머싯 몸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에 탄복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작가 자신인 서머싯 몸이 등장하여 그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사실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주인공 래리는 미국인으로 10대에 조종사가 되어 프랑스에서 1차대전에 참전한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을 구해준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고서 삶과 인생의 목적에 깊은 의문을 갖게된다.
어려서 부모를 잃은 후 아버지의 친구에 의해 자란 래리는 어릴때부터 함께 지낸 이사벨과 약혼했지만, 끝없이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는 래리를 이해할 수 없는 이사벨은 그를 버리고 만다.
이사벨은 증권회사의 아들 그레이와 결혼하여 세속의 가치를 선택한다.
소설은 래리의 구도의 여정을 소개한다. 프랑스 파리를 거쳐 탄광촌에서 광부로 지내고 이어서 독일의 농장과 수도원,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거쳐 인도에까지 이른다.
두 딸을 출산한 이사벨은 남편 그레이가 대공황으로 파산한 후에 외삼촌 앨리엇의 도움으로 파리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인도에서 돌아온 래리와 재회하게되어 다시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나 래리는 그 나름의 깨달음을 얻은 새로운 사람이 되어있다.
저자는 래리와의 대화를 통하여 인도 힌두교 베단타 철학을 깨달음의 도구로 나타낸다.
래리의 인도 순례는 가네샤와의 만남과 그의 가르침, 산속의 강렬한 체험을 통해서 책을 읽는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명분과 체면만을 중시하던 앨리엇의 죽음과 래리가 결혼하고자 했던 비극의 여인 소피의 죽음을 거쳐서 책은 래리가 자신의 유산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지내는 소박한 삶의 계획으로 이어진다.
책의 마지막은 파리의 화가들을 전전하며 살았던 수잔이 부유한 사업가와 결혼하여 그의 후원으로 고명한 화가로 데뷔하는 것으로 한다.
오래전 수잔이 병들어 죽음에 이르렀을때 이를 본 래리는 아무런 사심없이 그녀와 그녀의 딸을 돌봐주었었다.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서머싯 몸의 묘사는 너무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확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트럭기사로 택시기사로서 지내겠다는 래리의 계획처럼 래리가 찾았던 삶의 목적은 삶 그 자체인 듯 하다.
책으 제목은 첫머리의 문장에 나와있다.
'면도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 카타 우파니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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