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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식탁 - 차이쯔 창

바람속 2019. 7. 31. 23:44

 부제인 '인물과 음식으로 읽는 식탁위의 세계사 이야기'는 다소 과장된 듯 하다. 어쨋거나 음식을 통해서 세계사의 주요 인물들과 역사적 관계를 살펴본다는 저자의 글은 흥미롭고 쉽게 읽힌다.

 저자는 나폴레옹부터 프란치스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까지 31장에서 걸쳐서 세계의 유력 정치인들이 즐기는 음식, 그들이 접대에서 내놓은 음식과 그 평가 등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주로 미국 대통령이 많은데 아마도 그것은 그들에 대한 자료가 충분한 탓도 있겠지만 다소 편향된 듯한 느낌이다.

 나폴레옹이 마렝고전투에서 승리한 후 먹었다는 치킨 요리, 마렝고 치킨은 이후 유럽에서 행운의 요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어 저자는 스탈린이 솔소련의 궁핍을 감추기위해 캐비어와 샴페인을 이용했으며,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 얄타회담에서 영국과 미국 대표단에게 캐비아를 비롯한 고급 식재료를 엄청나게 제공한 것이 회의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판단한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초대 대통령인 하벨이 감옥에 투옥됐을 때 '얼 그레이' 차에 대하여 '차는 내게 있어 자유의 상징이다. 하루 중 온전히 내 뜻대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니 말이다. 언제 마실지, 어떻게 우려낼지, 내가 결정하기에 달렸다. 자유가 있는 사회라면 주점에서, 식당에서, 파티를 열고, 소리치고 환호라며 여가란 이름의 시간을 쓸 수 있겠지. 나는 지금 그저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 그 시간을 대신 한다.'라고 말한다.

 철저한 채식주의자인 간디의 음식에 대한 모습은 그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히틀러도 채식주의자이지만 그는 자신의 인종주의와 기괴한 신념때문이었다 한다.

 그리고, 저자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9년 6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영국의 조지 6세 국왕에게 핫도그와 맥주를 대접한 것이 영국왕실의 고고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서민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바꾸고자 기획한 것임을 밝힌다.

 이 '핫도그 외교'에서부터  2차대전이래 두 나라의 동맹관계가 시작되었음을 암시한다.

 그외 역대 미국 대통령의 식단에서 그의 고향과 사회상은 물론, 식문화의 변천까지 저자는 알아볼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프랑스 음식이 서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식단과 그녀의 식탁에서의 따듯한 배려는 인상적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소개한 영어 속담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 You Are What You Eat'이 의미하는 것처럼 음식을 통해서 각 인물들의 성격을 알 수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상당부분 공감하면서 음식의 고마움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