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국화꽃 향기 - 이하인 본문

나의 책

국화꽃 향기 - 이하인

바람속 2020. 7. 14. 16:36

 책의 각 장 처음에는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폴 앵커의 Diana, 헬렌 레디의 You're My world, 존 덴버의 Annie's Song, 황동규의 시 즐거운 편지, 이브 몽탕의 Autumn Leaves, 파블로 네루다의 시 바르카롤라, 배트 미들러의 The Rose, 킹 크림슨의 Epitaph, 정호승의 시 이별노래, 샘 쿡과 제니스 조플린의 Summertime, 김광섭의 시 저녁에, 비틀스 Let It Be, 올리비아 투생의 Eden Is A Magic World, 로빙 깁의 Saved By The Bells, 짐 크로스의 Time In A Bottle, 정호승의 시 우리가 어느 별에서, 무디 블루스의 Night In White Satin, 유럽의 The Final Countdown 까지 노랫말과 시가 소개되어있다.

 책을 읽는 내내 장진영이 출연했던 영화의 기억이 자꾸 오버랩되었다.

 1987년 5월 23일 신촌에 위치한 Y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승우는 대학 연합써클 CDS(Cinema, Dream, Soldier!)의 첫모임에 가는 전철에서 국화꽃향기가 머리에서 나는 여인 이미주를 만나게 된다.

 CDS는 서울권 열두 개 대학 영상연합써클이며 영화를 공부하고 단편을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미주는 3학년이고 CDS의 회장이다.

 승우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외국에서 생활했으며, 영어에 능숙하고 음악, 특히 팝에 조예가 깊다. 팝송과 야구와 영화를 좋아하고 스킨스쿠버, 야구, 농구, 볼링도 수준급이며 180센티의 헌칠한 키에, 깨끗한 살결을 갖고 있다.

 수려한 이목구비와 표정의 승우, 딱 부러진 용모에 선이 아름답고 머리카락에서 야생 국화향기가 나는 미주, 두 사람은 승우의 열렬하며 끈질긴 대쉬와 기다림에 연인이 되고,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라디오 인기 음악프로그램의 PD가 된 승우, 촉망받는 영화감독이자 영화기획사 사장이 된 미주는 진정 행복하다.

 그리고 임신한 미주는 위암선고를 받지만,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치료를 거부하고 암과 싸우면서 딸 주미를 출산하고 눈을 감는다.

 눈앞에 보여도 이토록 그리운 승우를 두고서 그녀는 이 세상을 떠난다.

 소설은 아름답고 운명적으로, 때론 비현실적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그린다. 그러나 암에 고통받는 미주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너무 사실적이다.

 The Final Countdown의 노래가사처럼 미주는 금성으로 떠났는지 모른다.

 두번째 권부터는 자주 책장을 덮고서 감정을 추스러야만 했다.

 일부러 멀리했던 장진영의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