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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20년 이후

오펜하이머 (2023)

바람속 2024. 5. 23. 04:28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5개국이며 이외에도 비공식적으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이 인정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의 수는 1만 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의심의 여지없이 핵은 지금까지 인류가 보유한 살상력 중 가장 강력한 것이며 미증유의 공포다.

 이 영화의 시작은 젊은 오펜하이머의 모습에 이어 신들의 불을 훔쳐서 인류에게 전한 후 거대한 바위에 쇠사슬로 묶인 채 영원한 고통을 받는 프로메테우스의 모습이다.

 각각 흑백과 컬러화면을 사용하여 세 가지 시점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첫 시점은 오펜하이머의 학창시절에서 시작하여, 1942년 38세의 나이에 맨해턴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되어, 트리니티 핵실험을 성공시키고 원폭투하, 트루먼 대통령과의 만남 까지다.

 두번째는 1954년 미국 원자력위원회 비공개청문회로 오펜하이머는 위원장인 루이스 스트로스의 개인적 복수, 과거 공산주의자들과 교류와 매카시즘의 광풍 속에 보안 접근 인가를 철회하면서 그의 경력을 끝내버리고 퇴출시킨다.

 스트로스와의 악연은 방사성 동위원소 수출 찬반 문제와 오펜하이머의 개인적 성격, 여기에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소장직 문제 등으로 알려져있지만 영화에서 다 묘사되지는 않는다.

 세번째는 1959년 루이스 스트로스의 상무장관 임명 청문회로 그는 1954년의 오펜하이머에 대한 청문회의 내막이 밝혀지며 낙마한다.

 영화에선 오펜하이머와 아인슈타인의 만남이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개인적으론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내겐 케임브리지 대학원 유학시절 22살의 청년 오펜하이머가 지도교수 패트릿 브래킷을 사과로 독살하려던 장면, 미국으로 돌아와 교수가 된 오펜하이머의 공산주의자 진 태틀록과의 연애, 이후 그의 부인이 된 캐서과의 관계 등이 오펜하이머의 다면적인 내면을 보여주는 모습들이었다.

 영화 속 진 태틀록이 오펜하이머에게 읽어달라는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구절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였다'는 누구나 직면하는 문제인듯하다.

 두 번은 보아야 하는 영화다.

 2024년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 킬리언 머피,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플로렌스 퓨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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