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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록
J.R.R. 톨킨이 창조한 거대한 세계는 1937년 출간된 '호빗'에 이어 1954년 이 작품이 이어진다. 반지의 제왕은 '반지 원정대', '두 개의 탑', '왕의 귀환' 등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2시대 때 암흑군주 사우론의 유혹에 빠진 요정들은 19개의 반지를 만들게 된다. 요정왕들들 위한 세 개의 반지, 난쟁이 군주들을 위한 일곱 반지, 죽을 운명의 인간들을 위한 아홉 개의 반지가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사우론은 이 반지들을 지배하는 하나의 반지, 단순한 형태의 절대반지를 만든다. 절대반지는 모르도르의 땅, 운명의 산의 용암에서 암흑군주 사우론이 자신의 영혼과 권능을 녹여내어 만들어진다. 그리하여 절대반지의 힘과 유혹은 제2시대와 이 책의 무대인 제3시대를 거쳐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절대반지는 ..
인간은 최종적으로는 결국 육신에 의해서 규정되는 것인가 보다. 이 소설에서 루이자 클라크가 온전히 자신이 되는 마지막은 성의 미로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윌 트레이너에게 털어놓았을 때다. 그날 밤, 취해서 의식을 잃었고 루이자는 그들이 미로 속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30분을 그녀는 스스로의 치욕으로 다 채워왔었다. 루이자는 마을을 조금만 나가보려고 하면 늘 그들의 얼굴이 눈앞에 떠올랐으며, 애인 패트릭과 엄마와 아빠와 이 소소한 삶이 아무리 문제도 많고 한계로 가득 찼어도, 그래도 그녀는 안전한 느낌이 들게 해 주었으므로 충분하고도 남았다고 고백한다. 또, 그곳에서 윌이 자신의 상태에 대해 아무한테도 하지 않은 이야기를 루이자에게 들려준다. 사람들은 대체로 그의 상태를 세상에 일..
무라키미 하루키가 1982년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 소설이다. 1979년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1980년 의 '1973년의 핀볼'에 이어 '나'와 '쥐'가 나오는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이후는 에필로그 격의 작품 '댄스 댄스 댄스'로 이어진다. 주인공 '나'는 대학시절 가까이 지냈던 '그 여자'의 사망소식을 듣고서 그녀의 빈소를 방문한다. 밤새도록 술을 마신 다음 아침에 돌아오니 아내가 이혼을 통보하고서 사진 한 장, 속옷 하나까지 남기지 않고 떠난다. 이후 '나'는 친구와 함께 번역부터 시작하여 광고까지 확장한 사업의 일 관계로 알게된 귀 전문 모델과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동업자인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그녀는 그 전화가 양에 관한 일임을 알아맞힌다. 그 전화는 우익 단체의 거물의 비..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 커너, 시카고 사우스사이드에 위치한 그린우드에 살고 있다. 빈곤과 폭력으로 점철된 곳이며 몇 킬로미터 반경 이내에 시카고를 통틀어 가장 황폐한 동네가 자리 잡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그는 이 집 저 집 전전하며 위탁가정에 얹혀살고 있다. 위탁가정의 어른들은 툭하면 인생이 뭔지 가르쳐주겠다며 구타와 모욕을 가했고, 밥을 굶기는 건 예사였다. 열 살의 커너는 교실의 벽장 속에서 잠을 자다가, 같은 반의 친구 마트를 만나게 된다. 마크는 이곳 게토의 공립학교에서 수위로 일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의 엄마는 세 살 때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매일 저녁, 아버지가 맥주를 마시기 시작할 때면 마크는 조용히 교실 구석에 있는 작은 책장으로 와서 조용히 이곳에 와 숙제를 하..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은 이 책을 펴기 시작한 시점부터 정확히 10년 뒤의 오늘, 책은 저명한 고생물학자 샤를 웰즈의 탐사팀이 남극에 설치된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 근처의 대륙빙 아래 3,623미터 깊이에 위치한 거대한 빙저호의 존재를 확인하고서 탐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그곳에서 길이 17.1미터의 거인 유골 2구와 완벽하게 보존된 15미터가 넘는 시신 1구를 발견하며, 그들이 동굴벽에 남긴 벽화를 통하여 무려 8천 년 전에 존재했던 그들의 역사를 알게 되지만, 지진이 발생하면서 매몰되고 만다. 한편, 소르본느 대학에 신설된 '인류 진화의 미래'에 관한 연구원 지망자 심사가 진행되며, 오로르 카메르의 여성화, 다비드 웰즈의 소형화 그리고 살드맹의 '청춘의 샘' 프로젝트가 결선에 뽑힌다. 청춘의 샘..
고산자 김정호만큼 기록이 없는 경우도 드물듯 하다. 김정호에 대한 기록은 '청구도'에 수록된 최한기의 '청구도제',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수록된 '만국경위 지구도변증설'과 '지지변증설', 신헌의 '금당초고'에 수록된 '대동방여도서', 유재건의 '이향견문록'에 수록된 '김고산정호'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기록을 모두 합해도 현재의 A4 용지 한 장 안팎밖에 되지 않는 아주 적은 양이다. 생몰 연대, 본관, 신분, 고향, 주요 주거지, 가계 등에 대해 어느 것도 정확하게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그의 작품 대다수가 현재가지 전해진다는 사실에 비추어 이렇게까지 기록이 없는 것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은 그가 평민의 장인 출신이었기 때문일 것이며, 이는 전통시대 대부분의 문명권에서 찾아볼 ..